[社說]신읍동에서

정치인의 유머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미국 레이건 대통령은 피습 당시 응급실에서 던진 유머로 지지율이 83%까지 치솟았다. 현재 낮은 지지율로 고민하는 포천의 정치인들도 이런 유머를 갖춘다면 훨씬 높은 지지율이 나오지 않을까.

 

"신사는 우산과 유머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영국은 시도 때도 없이 비가 자주 내려 우산을 꼭 가지고 다니라는 말이고, 유머는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기름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유머 한 마디가 상황을 바꾸어 놓은 경우가 많다.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 가운데 정치인의 유머는 특히 재미있다. 미국 대통령들의 유머도 유명하다. 링컨이 상원의원 선거 때 경쟁자였던 더글러스 후보가 합동 연설회장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링컨은 자신이 경영하던 상점에서 팔아서는 안 될 술을 팔았습니다. 이것은 분명한 위법이며 이렇게 법을 어긴 사람이 상원의원이 된다면 이 나라의 법질서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청중들은 술렁거렸다. 그때 링컨이 연단에 올라가 태연하게 이렇게 말했다. “존경하는 유권자 여러분, 조금 전 더글러스 후보가 말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 가게에서 술을 가장 많이 사서 마신 최고 우량 고객이 더글러스 후보라는 것 역시 사실입니다.” 상대편의 음해에 대해 링컨이 위트로 응수하자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어느 일요일 아침, 링컨은 백악관에서 자기의 구두를 닦고 있었다. 마침 방문한 친구가 깜짝 놀라며 물었다. “아니,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손수 구두를 닦다니 이래도 되는 건가?” 그러자 링컨은 깜짝 놀라면서 대답했다. “아니, 그러면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거리에 나가 남의 구두를 닦아야 한단 말인가?”

 

레이건 대통령의 유머도 유명하다. 1981년 3월, 레이건이 저격을 받아 중상을 입었을 때 일이다. 간호사들이 지혈하기 위해 레이건의 몸을 만졌을 때, 레이건은 아픈 와중에도 간호사들에게 이렇게 농담했다. “우리 낸시(마누라)에게 허락은 받았나?”

 

또 응급실에 모인 보좌관들과 경호원들이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고, 레이건은 다음과 같이 말해 응급실을 뒤집어 놓았다. “할리우드 배우 시절 때 내 인기가 이렇게 폭발적이었으면 배우를 때려치지 않았을 텐데 아쉽군.” 얼마 후 부인 낸시 여사가 응급실에 나타나자 “여보, 미안하오. 총알이 날아왔을 때 영화에서처럼 납작 엎드리는 걸 깜빡 잊었어.” 이런 응급실 유머가 알려진 이후, 레이건 대통령의 지지율은 83%까지 치솟았다.

 

부시 대통령의 유머도 재미있다. 수년 전,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자신의 모교인 예일대 졸업식에서 다음과 같은 연설로 식장을 뒤집어 놓았다. “우등상과 최고상을 비롯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둔 졸업생 여러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C학점을 받은 학생 여러분들은 이제 미합중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자신이 하대학 시절 때 C학점을 받았다는 걸 우회적으로 고백한 것이다.

 

영국 총리을 지냈던 윈스턴 처칠의 유머도 유명하다. 어느 경쟁자가 처칠이 늦잠 자는 걸 비판하자 "저도 못생긴 마누라와 결혼했다면 새벽 4시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라고 응수했다. 처칠이 의회 연단에 오르다 넘어지자 의원들의 웃음이 터졌다. 그는 "여러분들이 그렇게 좋아하시니 또 한번 넘어져 드리겠습니다"라고 하자 더 큰 박장대소가 터졌다. 

 

정치인의 유머는 자신의 철학에서 나오는 여유와 넉넉함이고, 인간적인 정서의 표현이다. 정치인의 유머는 떨어졌던 지지율도 급증하게 했던 경우가 많다. 현재 낮은 지지율로 고민하는 포천의 정치인들도 이런 유머를 갖춘다면 훨씬 높은 지지율이 나오지 않을까. 물론, 썰렁한 아재 개그는 절대 금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