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를 통계 수치로 제시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부문의 집단 간, 개인 간 갈등은 2000년 이후 점차 심화하는 경향을 보이다 최근에는 사회적인 혼란으로 비취일 정도로 심각해서 우려되는 바가 크다. 갈등의 외형적인 원인은 모두 그럴듯한 추상적 가치를 가진 ‘명분’또는 국가, 국민을 위해서라는‘당위성, 정당성’이다. 그러나 필자의 소견으로는 내면의 진정한 원인을 파헤쳐보면 갈등의 한 편이 객관적이고 중립적이지 않은 주관적 입장, 치우친 이데올로기를 내세운 곡학아세(바른길에서 벗어난 학문으로 세상 사람에게 아첨하는 것)와 물리적 힘으로 그 집단, 개인의 속물적인 탐욕이나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게 아닌가 의심스러운 경우가 많다. 그리고 갈등의 그 충돌 과정에서 인간의 도리, 도덕, 인권을 저버리고 본성마저 저버리는 모습을 보게 되어 마음이 착잡해진다. 포천시 국립수목원 옆에 봉선사라는 유명한 절이 있다. 세조와 정희왕후가 잠들어 있는 광릉을 지나가다 보면 길옆에 있는 절이다. 1946년 봉선사 다경향실(지금은 새로운 건물), 가야마미쓰로라는 50대 중반의 남자가 기숙하며 조용히 참회록을 쓰고 있었다. 그는 2년 후에
우리는 대부분 경사로운 일을 소원하며 살고 있다. 출생, 혼사, 입학, 어려운 시험 합격, 입신양명, 부의 취득은 대체로 큰 기쁨을 주는 일이다. 경제가 매우 어렵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생활이 힘들고, 장사는 되지 않고, 인심은 점점 삭막해져 간다고 한다. 살기가 팍팍하고 영 재미없다 하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그런지 인생 역전의 한방을 바라는 풍조가 더욱 확산되어 로또 등 각종 복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른바 ‘대박’을 노리는 사회적 심리가 우리 사회의 트렌드가 되어버린 듯하다. 이 대박이라는 말은 2000년 초까지는 어린이나 젊은이의 대화, 특정한 분야에서 다소 저급하게 사용되던 말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큰 횡재 등을 바라는 심리를 담은 일상어가 되었다. 대박이란 말은 영화계 등에서, ‘흥행에 성공함’을 뜻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한 것 같다. 이 말은 ‘바다에서 쓰는 큰 배, 큰 물건’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큰 배가 입항을 하면 뜻하지 않은 많은 수익이 생기는 일이 있어서 오늘날의 유행어 대박의 의미를 지니기 시작하지 않았나 유추해 본다. 흥부가 큰 박을 터뜨려 횡재하는 장면을 연상하여 ‘큰 박 → 대박’과 같은 말의 변
‘출세’라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높은 지위에 오르거나 유명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조선 시대에는 과거에 급제하여 관직에 등용되거나 1970-80년대까지만 해도 사법고시 정도에 합격하면 출세 가도에 올랐다고 말하곤 했다. 요즘은 사회가 다양해져 출세라는 말이 상징하는 의미가 많이 달라졌다. 아무튼 출세의 길에 들어서면 지위와 권력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런데 요는 이 부수적으로 따라 오는 힘 즉 정치적 힘과 돈의 힘 등을 어떻게 행사하느냐, 예를 들면 투명하고 공정하게 행사하느냐, 효율적으로 행사하느냐 등에 따라 출세자의 미래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지위, 권력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바람직한 정체성을 확립하며 정직, 공정, 투명한 행위를 함으로써 주위로부터 신뢰를 얻어 출세 가도를 연착륙시키는 이도 있지만, 반면에 탐욕과 성급함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며 비참하게 추락하는 이도 있다. 화무십일홍(열흘 붉은 꽃은 없음. 즉 권력이나 부귀영화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한시 구절)이라는 말이 있다. 현란하고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4월 벚꽃의 행렬을 보면 딱 이 말이 생각난다. 출세나 권력이란 말이 주는 여러 이미지 가운데에서 우선하는 것이 ‘무상함’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