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포천문인협회(회장 서영석) 회원 40명은 5월 30일 '제22기 포천문예대학 문학기행'으로 강원도 영월에 있는 김삿갓 문학관을 다녀왔다.
오전 7시 포천종합운동장을 출발한 관광버스는 선단동과 송우리에서 각각 탑승한 회원들을 태우고 영월로 향했다. 우리가 방랑 시인으로 알고 있던 김삿갓 김병연은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의 시 문학 세계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까. 회원들은 방랑 시인 김삿갓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과 모처럼의 나들이에 모두 들뜬 기분이었다.
관광버스는 포천에서 출발한지 정확히 3시간 반 만에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로216-22에 있는 김삿갓 문학관에 도착했다. 일행을 가장 먼저 맞이한 사람은 김삿갓 문학관의 해설사였다.
난고 김삿갓 문학관은 강원특별자치도 시책 사업인 '강원의 얼 선양 사업'의 하나로 2003년 10월 개관했다. 그리고 2018년 12월 새로 단장해 재오픈한 곳이다. 이 문학관을 설립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지방 유지였던 정암 박영국 선생의 노력과 정성이 밑받침이 바탕이 되었다. 그는 난고 김병연의 생애와 발자취를 좇아 일생을 바친 분으로, 자신이 평생 발굴하고 모은 김삿갓 연구 자료를 이 문학관에 모두 전시해 놓았다.
제일 먼저 들른 기획전시실에는 평생을 김삿갓 연구에 쏟은 정암 선생의 연구 자료와 유물이 전시되어 있었고, 이밖에 금옥, 황록차집, 동국사, 필휴집, 해동시선, 대동기문, 대동시선 등 김삿갓과 관련된 서적도 관람할 수 있었다.
두 번쨰 방은 영상실로 김삿갓의 생애를 상영하고 있었는데, 파란만장했던 김삿갓의 생애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었다. 이밖에 난고문학관과 김삿갓 일대기실에는 김삿갓이 방랑 생활 당시에 지었던 시 등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다.






김삿갓은 양반의 신분을 버리고 방랑하는 삶을 선택한 조선 후기의 방랑 시인이었다. 그는 한시의 전형적인 주제와 틀에서 벗어나 민중의 삶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자유로운 형식의 시를 썼던 천재 시인이기도 했다.
김삿갓은 당대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인물이었지만 그는 스스로 성만 말할 뿐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정체를 숨기고 삿갓을 쓰는 것을 좋아했다는 이유로, 김씨 성 뒤에 한자의 '삿갓 립'(笠) 자를 써서 '김립'으로 불렸다.
김삿갓의 본명은 김병연으로 1807년 출생해 1863년 56세로 사망했다고 전한다. 조선의 세도가였던 안동 김씨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조선 순조 11년인 1811년 할아버지 김익순이 홍경래의 난을 막지 못하고 항복하면서 집안이 몰락했다. 김병연은 조상이 큰 죄를 지어 벼슬을 할 수 없게 된 자손이라는 멸시를 피해 어머니와 함께 이곳 영월로 와서 정착했다.
그 후 30년 넘게 전국을 떠돌면서 시를 지은 그는 환대를 받기보다는 문전박대를 받기 일쑤였다. 야박한 인심에는 해학적으로 비꼬는 글을 지어 면박을 주기도 했고, 사람들의 친절한 배려에는 감사의 마음을 시로 남겼다. 그의 시가 어느덧 문학의 경지에 오른 것이다.
김삿갓이 방랑 중에 어느 집에 들러 밥을 청하자 멀건 죽 한 그릇을 주며 좋은 대접을 못해 무안해하는 가난한 주인의 마음에 감사하며 지은 시 한 편을 감상해 본다.
죽 한 그릇
다리 네 개 소나무 소반에 죽이 한 그릇
하늘빛 구름 그림자가 함께 감도는구나
주인장께선 무안하다 말하지 마오
청산이 물에 비치는 걸 나는야 좋아하거니
김삿갓 문학관 관람을 마친 일행은 점심 후 원주시에 있는 소금산 그랜드밸리 관광을 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아찔한 출렁다리도 건너면서 5월 초여름의 싱그러운 자연을 마음껏 즐겼다. 포천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40여 명 회원들이 자신의 시를 낭송하거나 노래로 화답하고 장기자랑을 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는 사이에 관광버스는 어느새 포천에 도착했다.
올해 포천문예대학에 입학해 처음으로 회원들과 함께 여행했다는 이금선 회원은 "이렇게 버스 안에서 시를 낭독하는 것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너무 좋았다"며 "특히 장진영 강사의 사회로 진행한 자기소개와 장기자랑은 너무 재미있어 시간이 가는 줄 몰랐다. 장 강사님은 코미디언보다 더 순발력 있는 말솜씨로 재치 넘치게 진행하셔서 배꼽을 잡았다. 그 분은 포천의 살아있는 인간문화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영임 회원은 "출발 전날부터 오늘 하루 종일 회원들을 위해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고 완벽한 여행을 위해 준비해 주신 서영석 회장님과 총무님께 감사한다. 후원해 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풍족하고 즐거운 문학여행이었다"라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