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천반월아트홀, '장애인 편의 중심'으로 리모델링한다

포천시, 3월 추경으로 리모델링 비용 51억 확보, '장애인 편의시설'을 우선 순위로 진행

▲손세화 의원이 장애인들과 포천반월아트홀 대극장을 장애인 편익 위주로 리모델링 하기 위한 사전 점검을 하고 있다.

▲휠체어를 계단 위로 옮기는 리프트도 소리가 너무 크고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았다. 2층에는 장애인 화장실도 없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은 반월아트홀을 다니면서 1분에 한번 꼴로 장애물을 만났다.

 

포천반월아트홀 대극장을 장애인들이 휠체어를 타고 자유자재로 다닐 수 있도록 새롭게 리모델링 한다.

 

포천시는 26일 반월아트홀 대극장에서 장애인들의 편의시설에 대한 현장점검을 하고 장애인들에게 직접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영봉 소장과 장애인권익옹호 활동가인 정철환 씨, 홍미숙 씨 등이 직접 휠체어를 타고 나와 꼼꼼하게 현장을 점검했다. 송기태 포천장애인자립생활 센터장도 뒤늦게 합류했다.

 

시의회에서는 손세화 의원이 나와 장애인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면서, 실제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빠짐없이 메모를 했고, 오랜 동안 장애인들과 생활을 같이 해온 포천나눔의집 장애인자립센터의 이윤아 사무국장도 자리를 함께 하며 장애인 입장에서 느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장애인들은 휠체어로 직접 반월아트홀 대극장을 다니면서 곳곳에서 많은 장애물을 만났다. 거의 1분에 한 번 꼴로 장애물을 만났고, 그들은 그때마다 혼자서 힘들어 했다. 

 

우선 오르내릴 수 없는 수많은 계단이 장애인들의 가는 길목을 방해했다. 엘리베이터는 너무 느리게 움직였다. 또 계단에 오르내리도록 설치된 리프트는 소리가 너무 크게 울렸다. 다른 관객들이 공연을 관람할 때 시끄러운 음악 소리를 내며 한참을 오르내리는 리프트를 장애인들은 이용할 생각조차 망설인다고 말했다. 그나마 리프트 작동은 제대로 되지도 않았다. 

 

▲문화체육과 이기승 주무관은 장애인들의 요구 사항을 꼼꼼하게 기록, 리모델링에 우선으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극장 안에도 장애인을 위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휠체어를 타고 계단 사이의 복도에서 관람할 수 있을 뿐이었다.

 

2층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아예 없었고, 극장 안에서는 자리에 앉기는 커녕 겨우 복도에 서 있어야할 뿐이었다. 무대에 오르는 것은 언감생심으로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은 부끄러운 현장이었다. 

 

실제로 지난 4월 20일 제41회 장애인의 날 행사 때, 박윤국 시장이 장애인 인권강사 김대준 씨에게 상장을 전달해주기 위해 무대 위로 오르지 못한 그를 위해 무대 밑 단상으로 가서 상장을 전달해야 했던 일이 있었다.  

 

당시 손세화 의원은 장애인의 날 축하인사를 전하려 무대 위로 올라와서는 사전에 준비한 축하 인사말 대신 이렇게 서두를 꺼냈다. 그는 약간 목이 잠겨 있었고 조금은 흔들리는 목소리로 '송구스럽다'며 사과의 말을 먼저 전했다. 

 

"오늘은 장애인 분들이 주인공인 날이다. 그런데 오늘의 주인공이며 수상자이신 김대준 장애인 인권 강사께서 무대에서 수상하지 못하고 단상 밑에 계시도록 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라고 말문을 꺼냈다. 

 

포천시는 다행히 지난 3월 추경에서 반월아트홀 리모델링 예산으로 51억을 확보했다. 이 액수로는 대극장의 무대의 음향과 조명, 그리고 보수에도 모자라는 돈이었다. 하지만 포천시는 이런 것들은 모두 뒤로 미루고 장애인들의 편의시설 리모델링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일을 진행시키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장애인들과 편의시설 점검을 마치고 나서는데, 휠체어를 탄 장애인권익옹호 활동가 홍미숙 씨의 이야기가 귀에 고스란히 박혔다.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길이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 노인 분들에게도 장애인들이 다니는 길이 가장 안전한 것은 물론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