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학동아리 '시를 읽다'(회장 홍선희)의 첫 공연 '한여름 밤의 꿈'이 25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2시간에 걸쳐 면암중앙도서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날 공연에 참가한 70여 명의 관객들은 "두 시간 공연이 어느새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너무 재미있었다"며 "마치 한 편의 멋진 연극이나 영화를 본 듯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행사는 문학동아리 '시를 읽다'가 출범한 이후 진행한 첫 번째 행사로, (재)포천문화관광재단(대표 이중효)이 진행하는 2025년 문화예술 공모 사업 '포도당'에 선정돼 추진한 사업이다.
문학동아리 '시를 읽다'는 시를 읽고, 시를 쓰고, 시를 나누고, 무엇보다도 시를 사랑하는 이들의 모임으로, 소박하지만 맑은 시심으로 환하게 주변을 밝히는 것을 꿈꾸며 출범한 시 동인 모임이다.


작년 여름 면암중앙도서관에서 있었던 서미영 강사의 '시가 있는 여름' 강좌와 작년 가을과 올해 봄 각각 8주씩 총 16주 동안 심재휘 대진대학교 문예창작콘텐츠학과 교수로부터 받은 '현대시 읽기'와 '시 창작 교실' 수업을 받은 사람 가운데 뜻이 맞은 홍선희, 강돈희, 남은영, 고상미, 송경희, 표수정, 황서현 등 일곱 명이 올 1월 문학동아리를 만들었다. 홍선희 씨가 회장을 맡았고, 모임 이름은 '시를 읽다'로 지었다.
모임은 격주에 한 번씩 모인다. 본인이 쓴 창작시 1편과 기성 시인이 쓴 감상 시 1편을 발표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나누며 매번 한 뼘씩 시에 대한 실력이 늘어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어서 빠지는 사람이 없다. 멀리 의정부에서 오는 회원도 있다.
이날 공연의 오프닝 무대는 포천이 낳은 국악인 이계순 명창의 '배 띄워라'와 '진도아리랑'의 흥겨운 가락으로 문을 열었다. 마치 문학동아리 '시를 읽다'라는 배의 출범을 축하해 주는 듯한 노래에 이어 흥겨운 진도아리랑 가락으로 잔칫날을 축하해 주는 듯했다.


첫 번째 시 낭송은 이 모임의 청일점인 강돈희 시인이 '열무김치'를 낭독했고, 이어서 남은영 씨의 '오일장 가는 날', 고상미의 '너에게도 누이가 있었으면 좋겠어'가 발표됐다. 또 송경희의 '찢긴 날들을 빗으며-실레마을 여인들'과, 이날 차분한 진행으로 사회를 본 표수정의 '우리는', 황서현의 '꽃잎 눈', 마지막으로 홍선희 회장의 '아름다운 날들- 첫사랑' 등 모두 자신이 직접 지은 자작시를 낭송했다. 관객들은 회원들이 시 낭송이 끝날 때마다 힘찬 박수와 환호로 화답하며 뜨겁게 격려했다.
이날 공연을 더욱 풍요롭게 한 것은 '마음소리 낭송회'(회장 김나경) 회원들이 특별 출연하여 시 낭송을 해주었다. 김나경 회장은 천양희의 시 '우표 한 장 붙여서'를 깊은 울림을 주는 목소리와 감정을 실어서 시 낭송을 했고, 우레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홍정희 회원은 이근배의 시 '금강산을 길을 묻지 않는다'를 낭송했는데, 조용한 목소리로 낭송하다가 어느 순간 휘몰아치듯 폭발적인 감정 표현을 하며 감동을 주었다. 신순자 회원도 허만하의 시 '길'을 차분하지만 노련한 음성으로 중저음의 첼로 악기를 연주하듯 감동을 주었다. '마음소리 낭송회'는 19명의 회원이 있는 포천 최고의 시 낭송회 단체다.
이밖에 초대 가수로 나온 낭만가객 주태중, 인디뮤지션 폴라이, 싱어송라이터 최우인 등도 멋진 노래와 연주로 관객들의 흥을 돋웠다. 싱어송라이터 최우인은 포천의 사회적기업이며 음향장비 회사인 하다기획의 대표로 이날 전체적인 음악을 맡았다.
특히, 포천의 마이클 잭슨으로 불리는 최정후 군은 관인고등학교 1학년으로 이날 '빌리진' 음악에 맞춰 마이클 잭슨의 춤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았다. 문학동아리 '시를 읽다'의 '한여름 밤의 꿈'은 이렇게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쏜살처럼 지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