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일할 때, 경기도 공공 기관을 경기 북부로 이전하기로 하고, 인근 도시들의 대대적인 유치전이 벌어졌었다.
당시, 포천도 경기도 공공기관을 유치하기 위해 시장은 늦은 밤까지 국회의원을 만나러 다녔고, 어떤 공무원은 실사단 앞에서 큰 절을 하기도 했다.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서명 용지를 서너 장씩 들고 다니며 유치를 위한 서명을 받았고, 기자들은 유치 기원 자석 광고판을 만들어 버스 등에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포천시는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에 성공하지 못했다. 그 결과가 발표되던 날, 포천시 전체 구성원들의 맥이 빠진 모습을 보았다. 전력을 다해 달린 달리기 선수가 결승선을 지난 후 털썩 주저 앉은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 후유증으로 유치 실패의 책임을 서로 묻는 분위기가 일부에서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경기신문에 재직하고 있던 기자는 "포천은 실패한 것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자수첩을 쓴 기억이 있다.
내용을 요약하면 '경기도 공공 기관 유치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포천은 실패한 것이 아니다. 시와 시민 등 전체 포천시민이 힘을 합쳐 일을 해 본 경험은 포천에 다른 기회가 올 때, 성공하는 힘이 될 것이다'는 내용이다.
금년에 포천에는 큰 사건이 많이 생겼다. 전투기 오폭 사건이 있었고, 그 사이에 대통령 선거, 그리고 최근에는 내촌면 등에 폭우로 인한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에서 포천이 보여 준 저력은 상당하다. 피해 주민을 위한 자원 봉사에 정치권에서도 빨간당, 파란당 할 것 없이 참여하였고, 평소에 봉사를 많이 하던 각종 단체들도 봉사의 자리를 외면하지 않았다.
시장은 한동안 이동으로 출근을 했고, 공무원들은 비상 근무로 집에 못 들어간 날이 많은 사람도 있었다.
포천이 힘을 합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결정적인 모습은, 이번 수해 피해 극복을 위해 포천시 전체를 특별 재난 지역으로 지정하려는 노력에서도 나타나 보였다. 포천시, 국회의원, 민주당 위원장 등이 함께 정부에 요청을 하였고, 기어이 성공해 내었다.
지난 8월 15일 정청래 민주당 당 대표가 포천을 방문하였을 때에도 힘을 합해 시를 위하는 모습이 보였다.
포천의 대표적인 정치적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더불어민주당 박윤국 위원장과 국민의힘 소속 백영현 시장이 포천의 수해 복구와 GTX-G 유치를 위해 함께 힘을 모아 애쓰는 모습은 보기 흐뭇했다. 당시 기사의 사진에 보면 진녹색 민방위복과 노란색 민방위 복이 섞여 있지만, 재난 극복과 피해자 위로의 마음은 같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몇 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사건들이 일어나니, 부작용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포천 전체 공동체가 지쳐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에 기자는 '비록 힘들고 지치지만, 포기하지 말자'고 위로 하고 싶다.
포기하지 않고 하던 일과 해야 할일을 꾸준히 해나가다 보면, 좀 더 그럴듯한 내일이 오리라고 기대하면서 좀 더 힘을 내 보자.
포천에 다가 온 어려움을 슬기롭고, 순조롭게 버티도록 힘을 모아준 자원봉사자들, 공무원들, 이쪽 저쪽의 정치인들에게 감사의 인사와 박수를 보낸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