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관인면 중리에 설치된 '멧돼지 차단 울타리 자동출입문'. '태양광 자동출입문'이라고도 부르는데, 야생멧돼지 차단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천시가 개발한 '울타리용 자동문 제어장치'가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차단에 놀랄만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은 지난 2일, 이 '자동문 제어장치'를 개발한 포천시에 특허를 내주었는데, 포천시가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동문 제어장치'는 출입문이 자동으로 여닫히게 설계되어 야생멧돼지의 침입 차단과 생포에 큰 효과가 있다. 특히 태양광 에너지를 이용한 동력까지 만들어내어, 별도의 전기 연결 없이도 항상 작동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장점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지난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시의 한 농가에서 첫 발생 이후 전국으로 확산하였고, 확진이 확인된 양돈 농가의 돼지들은 모조리 살처분됐다. 조사 결과 야생 멧돼지가 ASF의 원인으로 지목되어 각 시도에서는 엽사들까지 동원해 야생 멧돼지 포획과 폐사체 수색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강화도에서는 모든 돼지가 살처분되어 현재 강화도에는 돼지가 한 마리도 없는 실정이다. 다행히 포천에서는 공무원들의 숨은 노력과 철저한 방역으로 현재 160군데의 양돈 농가에서 30여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올 2월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포천시가 개발 특허를 낸 '자동문 제어장치'가 설치된 관인면 중리를 방문해 이곳에 설치된 '멧돼지 차단 울타리 자동출입문'을 둘러보고 만족해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야생멧돼지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막기 위해 약 1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전국적으로 차단 울타리를 설치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울타리를 연결하는 출입문 개폐 장치가 수동으로 되어 있어서 야생멧돼지 침입 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천시의 ASF 방역 책임을 맡은 친환경정책과의 공무원들은 수동 개폐기의 문제점에 착안, 작년 8월 포천의 한 업체에 설계를 맡겨 자동으로 출입문이 여닫히는 장치를 개발했다. 친환경정책과가 주관이 되어 개발한 '자동문 제어장치'는 같은 해 12월에 관인면 중리의 차단 울타리에 시범적으로 설치됐다.
출입문이 열린 뒤 60초가 지나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울타리용 자동문 제어장치'에 대한 양돈 농가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올해 2월에는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관인면을 방문해 이 시설을 직접 살펴보고는 대단히 만족해하고 돌아갔다. 또 영북면 자일리와 신북면 두 군데에서는 농가 설치 '자동출입문'이 큰 효과를 보았다.
▲특허출원 4개월만인 지난 8월 2일 포천시 최초로 특허청으로부터 특허증을 받았다.
포천시는 올 4월 14일 이 '울타리용 자동문 제어장치와 그 제어 방법'에 대해서 특허청에 특허출원을 했고, 4개월만인 8월 2일 특허가 나왔다. 특허권자는 포천시이고, 발명자는 박경식 국장, 김용수 전 국장(퇴임), 김수경 전 친환경정책과장(현 군내면장), 친환경정책과 최윤희 환경정책팀장, 김승찬 환경정책팀 주무관과 유성식 안전총괄과 주무관, 그리고 김지영 씨 등으로 주로 포천시 공무원들이 주축으로 되어 있다.
친환경정책과 최윤희 환경정책팀장은 "이 특허로 벌써 경기도로부터 도비 5천만 원을 신청해 지원을 받았다. 이 돈으로 하반기에 10군데의 울타리에 추가로 '자동문 제어장치'를 설치해 ASF로부터 포천의 양돈농가를 보호하는 데 일조하겠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포천시가 특허받은 것이 소문이 나서 어제는 파주 시청에서 저희에게 이 특허를 사용해도 되느냐는 문의 전화까지 왔다"고 전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퇴치하려는 포천시 공무원들의 부단한 노력과 열정이 포천시 사상 최초로 특허청의 특허까지 획득했고, 결과적으로 야생멧돼지 차단과 퇴치에 드는 큰 비용까지 줄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