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문학산책

고한종 시인의 '홍엽' 외 3편

한국문인협회, 포천문인협회 회원

 

 

紅葉

 

가슴을 토해내듯 가쁜 숨간에

올려다 본 하늘엔

홍엽이 별을 그리고

그 별빛들이 가을을 탄다.

 

붉은 빛이 내려와

그녀의 얼굴에 홍조를 뛰우니

설렘가득 일렁이는 파도에

紅葉이 계단가득 내린다.

 

오늘 나는 가을향기에

붉게 물들며 익어간다.

紅葉 한잎 주워들어

구름위에 뛰운다.

 

 

 

는개비


품속에 돌아와 갇힌

파도는 포말로

기쁨을 토해낸다.

 

곧 다시

큰마음 품고 떠나겠지만

얼마지 않아

다시 돌아올 거란 것을

당신은 알고 있다.

 

멀리서 해안을

큰 팔 벌려 보듬은

노송사이로 는개비는

소리 없이 눈썹을 적신다.

 

 

 

가을 사랑에 물들다

 

바람에 가을이 떨어져 뒹굴고

그중에 사랑도 하나 있어,

주워들었다.

 

어느덧 시린 바람은

겨드랑이를 건드린다.

 

 

 

빗속 세상

 

함석지붕 위에 내리는 빗방울이

추녀에서 낙하산을 펴고

개구리 등위로 내립니다.

 

떨어진 빗물이 흘러 매미 집을 지나니

어디는 홍수이고 재난입니다.

어제 일찍 부지런 떤 개미집은

문을 굳게 닫은 탓에 안전합니다.

 

오늘도 떨어지는 낙수 소리에

누군 커피 향 그윽한 창가에서 향수에 젖고

우산을 든 농부는 논둑을 걸으며

그래도 풍년을 기원합니다.

 

내일은 아마도 푸른 하늘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겠죠.

 

 

 

 

고한종(高漢鍾)

* 시인, 아호 갈매

* 충남 태안출생

* 1961년생

* 한국문인협회, 포천문인협회 회원

* 한국작가 포천문학회장

*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경영학과

* 20016년 『한국작가』 시 부문 등단

* 2019년 『에세이문예』 수필 부문 등단

* 2019년 포천시의회 의장 표창장 수상

* 시집 『외잎으로 다시 피고 싶어라』

* 010-3796-4811 epsk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