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포천의 인구정책 이대로는 필패다

 

'포천시 인구정책 기본계획 수립 연구 용역 중간 보고회'가 지난 9월 9일 신청사 2층 시정회의실에서 있었다. 이 용역은 5년마다 하게되어 있는 일종의 법정 중장기 연구 용역이다. 

 

기자는 용역 중간보고서를 입수하여 면밀하게 분석해 보았다. 그 가운데 흥미로운 한 페이지를 보게 되었는데, 그것은 포천시의 인구 변화를 한 페이지에 두고 2008년부터 2024년까지 8년 단위의 인구변화에 대해 그려놓은 그래프였다.

 

그 그래프에 따르면 2008년 포천시의 인구는 160,176명이었고, 8년 후인 2016년 포천시 인구는 154,763명으로 숫자로는 5,413명이 감소하였다. 연간 평균 약 680명이 감소한 것이며, 8년 동안 약 3.38%의 인구 감소를 나타내었다.

 

용역사는 이때의 인구 감소 원인으로는 저출생, 고령화로 인한 자연 감소와, 남양주와 양주 등 경기북부 신도시 건립으로 인한 인구 유출로 보고 있다.

 

이후 8년 간인 2016년부터 2024년까지는 141,463명으로 감소하였는데 숫자로는 13,300명이 감소하였고, 비율로는 8.60%의 감소율을 보였다. 감소율만 따져보면 두 기간 사이에 약 240%의 급격한 감소율 증가를 보인다.

 

결론적으로 보고서는 이 그래프에서 2016년을 기점으로 전 8년은 완만한 형태의 감소를 보였고, 후 8년은 급격한 감소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2016년을 기준으로 전후 8년을 비교한 이유로 2016년 당시 양주시 옥정동 대규모 아파트가 준공되었고, 이를 기점으로 포천시의 인구가 급격한 감소를 보인 것으로 설명한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2024년 이후 3기 신도시가 조성될 시 인구 유출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2024, 2025년이 포천시의 인구 유입과 유출방지를 위한 중요 시점이라고 밝히고 있다.

 

'저출생과 인접 시군으로의 인구 유출로 포천시 인구 지속적 감소세 :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 마련 시급'이라는 제목의 이 그래프 한 페이지가 약 80여 페이지의 용역보고서 가운데 가장 잘된 부분이라고 기자는 평가한다.

 

이 장면에서 기자는 묘한 기시감이 들었다. 보고서 전체를 읽고 난 후에 들었던 기시감은 이런 것이었다. 이런 비슷한 보고서를 전에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기자는 5년 전 인구정책 용역 보고회에도 참여한 적이 있었다. 

 

경기신문 재직 시절, 인구 정책 용역보고회를 다녀와서 기자수첩을 썼던 기억이 났다. 당시의 용역사는 포천의 인구가 완만한 감소세를 보였으나, 앞으로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니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었다.

 

하지만, 당시 용역사의 보고서에는 진단과는 달리 대책이라고 내 놓은 것이 당시 시가 시행하고 있던 주택, 교통, 교육, 치안 등 지자체가 당연히 해야하고, 또 잘해야 하는 정책들을 모두 모아 놓은 것과 그것들을 좀 더 강화한 정책들로 가득 채워 놓았었다. 그래서 기자는 당시에 '포천의 인구 정책 안이하다'라는 제목의 기자수첩을 썼던 기억이 있다.

 

이번 용역에서도 분명히 '극복 방안 마련 시급'이라고 써 놓고, 내 놓은 정책들은 하고 있는 것과 좀 더 강화한 당연히 해야하는 것들로 채워져 있었다. 즉 결코 시급하지 못한 대책이었다고 평가한다.

 

지난 연구 용역으로 만든 5개년 계획의 인구 대책은 이번 연구 용역의 보고서의 '급격한 인구 감소'라는 문장으로 '실패'였다는 것이 여실이 드러났다. 

 

기자가 판단하기에 이번 용역에서도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시급한 방안'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지금 하고 있는 것과 잘해야 하는 것들로 가득 차 있었을 뿐이다.

 

이대로는 '실패'와 '필패'가 예견되고 있다. 

 

보통 공직 사회는 새로운 정책을 실행할 때, '벤치 마킹'이라는 것을 한다. 말하자면 남들이 성공적으로 이행한 정책을 답안지를 보고 실행하려는 시도인 것이다.

 

하지만, 인구 정책에서만큼은 벤치마킹은 이제 별 의미가 없다. 공격적으로 정책하고 유인해서 양주와 남양주와 의정부의 인구를 뺏어오려는 정책을 만들지 않는다면, 또다시 5년 후에는 '급속한 인구 감소를 겪었다'라는 결과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용역사 연구원들에게 묻고 싶다. 포천시가 당신들이 만든 정책을 그대로 다 시행한다면 당신들은 포천시로 이사 올 생각이 있는가?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