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준미주천인혈(호사스런 술독의 맛있는 술은 만백성의 피), 옥반가효만성고(옥쟁반의 맛난 고기들은 만백성의 살), 촉루락시민루락(촛물 녹아내릴 때 백성들은 눈물 쏟고), 가성고처원성고(노랫소리 가득한 곳에 백성들의 원망 소리 드높다)
이 시(이하 금준미주)는 '춘향전'에서 변 사또의 생일 잔치에서 이몽룡이 지은 시이다. 과거에 급제해서 암행어사로 남원에 내려온 이몽룡은 거지꼴로 잔치 자리에 나타났다. 남루하지만 양반의 행색을 하고 있기에 잔치에 참석한 양반들이 술상을 한 상 내어준다.
마침 그 때는 당시 양반들의 놀이였던 시짓기를 하고 있던 참이었다. 이몽룡에게도 시 한 수 짓기를 요청하니, 이몽룡은 지필묵을 달라하여 처음 소개했던 시를 한 수 써서 던지듯이 제출하고 자리를 떴다는 내용이다.
이 글을 쓰는 시점은 포천시의회 제186회 정례회가 열리고 있으며, 그중 행정사무감사가 실시되고 있는 동안이다.
행감 도중 한 시의원(실명을 밝혀도 되나, 누구를 띄우네, 마네 하는 댓글이 달릴 것이 예상된다. 이 글의 논점은 그런 것이 아니기에 이 정도로 한다)이 '구내식당' 직영화에 대해 질의를 하였다. 그에 대해 일부 공무원들이 내부 게시판에 그에 대한 저격성 글을 쓴 모양이다. 그는 그 글들에 대해 입장문을 발표하여 포천좋은신문에서도 게재하였다.
직영인 구내식당은 외부인은 사용할 수 없다. 기자는 처음 개소식이 있는 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용해 보았다. 위탁할 떄보다 음식의 질이 낫다는 평가가 많았고, 이전에 100여 명이 이용하던 구내식당을 이제는 200여 명이 이용한다고 한다.
위탁 구내식당은 기자도 가끔 이용한 적이 있다. 그때마다 드는 생각은 구내식당치고 가격에 비해 질이 살짝 아쉽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직영 구내식당은 직원들의 평과 이용 직원의 증가 등으로 보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여진다. 이전 행감에서는 오히려 구내식당 이용자 수가 작음과 음식의 질에 대해 의원들이 질의했던 기억이 있다.
기자가 생각할 때, 구내식당 직영화는 잘못한 일이 아니고, 법적으로도 적법하게 이루어졌다.
그런데 어째서 이런 걸림돌이 생기는 것일까? 그 시의원도 분명히 시민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이런 질의를 한 것일 것이다.
사람이 일을 하다보면 어떤 일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 걸림돌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그 일 자체가 불만의 본질이 아닐 경우가 많다.
변 사또의 생일 잔치 참석자들도 그 당시 정서로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하지만 '금준미주'를 읽은 몇몇은 황급히 자리를 떴다고 한다.
구내식당 직영화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포천시청 주위를 한 번 돌아보면 두 집 건너 하나는 가게가 비어 있거나, 다음 임차인을 구하는 광고가 붙어 있다.
만약 경기가 좋아서 근처 식당들마다 호황을 누리고 있다면, 과연 이런 불평이 나왔겠는지 묻고 싶다.
민의는 투표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런 불평들에서도 민의를 충분히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