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전 횡포, 시민에 갑질과 욕설까지...한전포천지사, "협력사 일로 한전과 관계없다" 책임 전가

한전포천지사장 "협력사는 한전과 동등한 관계, 주의는 주겠지만 협력사에 갑질할 수 없다"

 

한국전력 포천지사의 갑질 횡포에 한 시민이 분노했다. 포천시 내촌면 신팔리 426번지에 위치한 CS건축에 근무하는 K 실장(여·48세)은 지난 6월 30일 황당한 일을 겪고 지금도 분을 삭이지 못 하고 있다.

 

CS건축은 회사 내에 서 있는 전신주와 계량기 이전 신청을 한국전력 포천지사에 접수하고 한 달 넘게 기다렸지만, 한전은 차일피일 미루기만 했다. 애가 탄 K 실장은 5월 25일부터 6월 21일까지 거의 한 달 동안 한전과 30여 통의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연결조차 어려웠고, 운 좋게 통화가 되면 곧 연락하겠다는 말 뿐이었고 직접 연락을 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수십 차례의 전화 끝에 전신주 이전 설치 담당자라고 밝힌 A 소장과 연결이 됐다. 그는 6월 23일 오전 10시에 방문하겠다고 전화가 왔지만, 아무런 연락 없이 오후 2시경 도착해서는 '다른 곳에 사고가 났다'며 곧 돌아갔다. A 소장은 6월 25일 오후 9시에 다시 방문하겠다고 하고는 이날 역시 아무런 연락도 없이 2시간 후인 11시에 도착해서는 또 '다른 곳에 사고가 났다'며 전신주를 2미터만 파서 묻어놓고 그냥 가버렸다. 

 

이런 일은 계속 되풀이 됐다. 6월 30일 오전 9시 30분에 오겠다고 다시 연락이 왔지만 약속 시간까지 오지 않자 K 실장은 A 소장에게 전화해 "그동안 3번이나 작업을 하러 오가면서 단 한 번도 '늦어서 미안하다'는 연락 한번 주지 않고 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하느냐"고 했더니, 대뜸 "씨○○아, 다시 전신주 이전할 일이 있으면 네 일은 안 한다"라고 생전 듣도보도 못한 거친 막말에 욕설을 하면서 전화를 끊어버렸다.

 

기가 막힌 K 실장은 다음날 한국전력 포천지사를 찾아가 이 일에 대해 따졌고, 한전 포천지사장과의 면담요청과 책임자의 사과를 요구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1층 고객지원부 B 부장의 이야기였다. "고객에게 그렇게 이야기한 사람은 한전 사람이 아닌 한전의 협력사 사람으로 한전과는 관계가 없다"라며 "협력사인 기마테크(주)에 책임이 있고 자신들과는 무관하다"는 변명으로 일관했다.

 

다음날 우여곡절 끝에 만난 한국전력 포천지사장 역시 같은 대답을 했다. "협력사에서 욕설을 하고 약속이행을 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지만, 협력사는 포천 한전지사와 동등한 관계로 우리가 거래처에 갑질을 할 수 없다. 주의는 주겠다"는 말이 전부였다. 

 

K 실장은 "정말 화가 난다. 한국전력 포천지사 책임자인 지사장이라는 사람이 한국전력 로고가 새겨진 옷을 입고 일하는 사람이 시민에게 벌이는 갑질 횡포와 막말 욕설에 대해서 협력사 직원이라고 자신들은 아무런 책임과 관계가 없다는 생각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전신주에 관한 일을 저희가 한전 말고 협력사인 업체를 찾아 가서 항의해야 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K 실장은 또 "전신주 이전 업체 사람과 3번이나 약속을 해서 단 한 번도 시간 약속을 지킨 적이 없다. 기본으로 3시간은 기다려야 하고, 늦으면 늦는다고 전화 한 통화 없었다. 현장 직원의 복장은 엉망이고, 슬리퍼에 안전모 미착용에 생전에 듣도보도 못한 막말 욕설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도 한국전력 포천지사 책임자는 한전과는 전혀 관계 없다는 변명만 하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니, 바로 이게 한전의 갑질이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강하게 항의하면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