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공무원 A씨 부인 명의로 되어 있는 포청시청 뒷쪽 건물. 임대 현수막에는 A씨의 연락처가 쓰여 있다.
포천에서 또 다른 땅투기 의혹을 받는 공무원 A씨는 최근 구속된 포천 공무원 박 씨와 같은 군내면 출신으로 경인지방통계청 소속의 고위 공직자다.
A씨는 약 18년 전부터 최근까지 포천의 도시개발계획을 활용해 수십 차례에 걸쳐 땅투기를 해온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이 사실은 구속된 공무원 박씨의 거래내역 등을 확인하면서 함께 밝혀졌다.
A씨는 2004년 부인 B씨의 명의로 신읍동 개발지역 일대에 많은 토지를 사들였다. 이 땅 대부분은 최근 '땅투기'로 구속돼 조사받고 있는 포천 공무원 박씨와 공동명의로 샀다. 5년 후 이 땅은 도시계획에 의해 사통팔달로 도로가 나면서 포천시로부터 보상을 받았고, 또 이 토지의 등기분할 매매를 통해서도 차액을 챙겼다.
B씨는 이보다 1년 전인 H아파트 주위에 신읍동의 또 다른 토지를 매입, 3층짜리 건물 2동을 소유하고 있다가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매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건물 역시 도로가 생긴다는 도시개발 정보를 미리 알고 구입했다는 것이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다. 당시 이 지역 주민 사이에서는 이 거래를 통해 대략 10억 정도의 차액을 남겼다는 소문이 돌았다고 전했다.
▲통계청 공무원 부인 소유였던 H아파트 아래 3층 빌딩 2동은 2010년과 2011년 각각 매매됐다.
현재 B씨는 포천시청 뒷쪽의 5층 건물(신읍동, 2018년 구입)의 소유자로 되어 있다. 또 A씨의 아들로 보이는 C씨도 현재 유료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시청 뒷편의 토지 소유자로 밝혀졌다. B씨가 2004년 구입한 뒤 아직까지 처분을 하지 않은 음식점 '▲▲목장'(신읍동)도 C씨에게 증여된 것으로 보인다. C씨는 태국요리 음식점의 소유자로 있다가 2018년 이 건물을 매매한 사실도 드러났다. A씨의 이름을 제외하고 온 가족의 이름이 부동산 투기에 총동원된 모양새다.
A씨는 2000년 초부터 포천 공무원 박씨와 은행권 임원 등 서너 사람이 수시로 만나 함께 땅구입을 상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은행권 임원은 이들이 땅을 사면 대출을 해주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이들이 구입한 토지나 건물의 등기부등본에는 똑같은 은행권에서 자금을 빌려쓴 흔적이 있다. 조직적인 땅투기라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해 보인다.
▲통계청 공무원의 부인 명의로 2004년에 구입한 신읍동 일대. 음식점 'ㅇㅇ목장'은 아들에게 증여됐다.
A씨는 땅거래의 대부분을 부인 B씨의 명의로 거래했지만, 그와 거래를 했던 사람들은 A씨가 직접 거래에 관여했고, 최고급 외제 승용차를 이용하는 등 재력을 과시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인들에게 퇴직을 하면 포천에 와서 살겠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박씨와 함께 공무원 직책을 이용한 내부 정보를 이용해 가족 명의로 부를 축적했다는 혐의가 크다. A씨는 올해 퇴직한다. 그에 대한 수사가 시급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