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땅투기' 포천공무원, 또 다른 투기 정황 확인

박 씨 땅투기에 고위직 공무원의 개입 사실도 드러나

▲박 씨가 2004년에 구매 후 매매한 것으로 알려진 신읍동 일대.

 

'전철역 땅투기'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포천시 공무원 박 씨가 17년 전인 2004년부터 개발정보를 이용해 땅투기를 최근까지 계속해온 사실이 확인됐다.

 

박 씨는 2004년 1월, 경기도 포천시 신읍동 일대의 땅 약 1천5백 평을 샀다. 이곳은 포천등기소 뒤쪽에 위치한 땅으로 2004년 당시에는 도로도 없고 군데군데 쓰레기만 쌓여있던 나대지였다. 당시 공무원이었던 박 씨는 이 일대의 땅을 평당 1백만 원이 넘는 액수로 대거 구입했다. 박 씨는 이 일대가 개발된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 씨가 이 땅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자 주변 주민들은 모두 의아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2009년 이 땅이 포천시 도시개발 사업 대상지가 됐고, 사통팔달로 도로까지 생겼다. 박 씨가 구입한 땅 가운데 일부분은 도로에 편입돼 수용되면서 시로부터 상당한 보상액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씨 소유의 땅과 건물은 큰 차익을 남기며 매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가 40억 원에 구입했다고 주장하는 송우리에 위치한 땅과 건물. 

 

한편 박 씨가 지난해 송우리 전철 역사 부근에 구입했던 땅과 건물 800여 평은 신용대출과 담보대출을 받아 40억 원에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에서는 이 말이 '말도 되지 않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박 씨의 주장에 의하면 이 땅의 평당 500만 원이라는 말인데, 실제로 작년까지 이 주위의 땅값은 평당 1천5백만 원에서 2천만 원 선이라는 게 정설이다. 최근에는 지하철 역이 들어선다는 이야기에  평당 3천만 원까지 호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우리에서 부동산업만 30년을 했다는 A 씨는 "박 씨가 구입했다는 땅이 평당 500만 원이라면 땡빚을 얻어서라도 구입했을 것"이라며, "박 씨가 구입한 가격은 120억 원이라는 것이 주변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또 "박 씨가 다운계약서를 썼거나 다른 방법으로 가격을 40억 원으로 맞췄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급하게 판다고 해도 어느 누가 120억 원이 넘는 땅을 40억 원에 팔겠는가. 상식에 맞지 않는 소리다"라고 주장했다.

 

박 씨는 이 밖에도 포천 고속도로 입구와 선단동 일대에도 도로가 생긴다는 정보가 있는 곳 주변에 많은 땅을 샀다는 제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 씨를 잘 안다는 주변인들과 동료 공무원들조차 "언젠가 터질 일이 이번에 터진 것"이라며 "공무원이 일보다는 잿밥에 더 관심이 많았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본지 취재에 의하면 '내부 정보를 이용한 땅투기' 중에는 박 씨 단독으로 저지른 것도 있지만, 또 다른 고위직 공무원이 개입한 땅투기 사실도 속속 밝혀지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