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다른것은 틀린것이 아니다

포천의 외국인 인구의 비율은 약 13.3% 정도. 안산시 다음으로 경기도2위
외국인 주민은 다르지만 이해하면서 함께 살아가야하는 이웃
함께 살기 위한 행정 시스템도 조속히 갖추길

'틀린그림찾기'라는 게임이 있다. 자세히 보지 않으면 똑같아 보이는 그림 두 장을 두고 다른 곳을 찾는 게임이다. 다시말해 '다른 그림'을 찾는 것이지 '틀린 그림'을 찾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이름은 '틀린그림찾기'가 아니라 '다른그림찾기'가 되어야 맞는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다르다'와 '틀리다'를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단일 민족 국가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무의식적 언어 습관에 익숙해져 있지 않나 추측해 본다.

 

물론 '다른 것'은 '틀린 것'이 될 경우도 있다. 그리고 '같은 것'은 '다른 것'에 비해 편하다. 하지만 '같은 것'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예를들면,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축으로 가장 많이 기르고 있는 닭, 돼지, 소 들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개체들이다. 유전적으로 같기 때문에 공장에서 물건 찍듯이 동일한 조건에서 사육하면 거의 동일한 품질의 생산품들이 나오는 좋은 점이 있다. 하지만, 바이러스 질병이 돌게 되었을 때는 이 '같은 것'이 치명적이다. 한 마리라도 그 질병에 의해 죽게되면, 노출되는 순간 다른 개체들도 결국 죽게 된다. 따라서 같이 사육하던 모든 개체를 살처분할 수 밖에 없게 된다.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생각하는 원인은 두려움이다. 인류는 이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을 세 가지 방식으로 처리해 왔다.

 

첫째는 신격화 또는 신성화이다. 구약성경에서 '거룩함'이라는 뜻으로 번역된 '가돌'이라는 희브리어는 원래 '다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즉 다른 것이 거룩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구약성경의 모세오경에서 '너희는 거룩하라'고 되어 있는 문장은 '너희는 다른 민족과 다르게 살아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

 

둘째는 격리이다. 즉 '다른 것'을 '틀린 것'으로 보고 배격하는 것이다. 나치의 파시즘이 유대인 등에 행한 차별과 핍박은 이런 종류의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실상 세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차별들은 이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나타나는 것이다.

 

세번째는 다름을 이해하고 두려움을 극복하여 같이 살기이다. 사실상 가장 하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해내야하는 방법이다.

 

지난 6월 11일 포천에서는 세계인의 날 축제가 열렸다. 여러가지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외국인 뿐만 아니라 많은 포천의 내국인 주민들도 아이들을 동행하여 함께 즐겼다. 늦었지만 정겹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민선8기에 들어와서 포천이 이전과는 달리 외국인 친화정책을 펴고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같이 살기의 입장에서 보면 아쉬운 점이 있다. 그것은 외국인 정책을 맡은 주무부서이다. 포천의 외국인 정책을 맡은 부서는 기업지원과이다. 이는 포천의 외국인 시민들이 포천에 노동력을 제공하기에 이를 위해 보살핀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석될 수도 있다.

 

포천의 외국인 인구가 약 2만명이라고 하면, 전체 15만 중 약 13.3% 정도가 된다. 경기도에서 외국인 인구비율이 안산시 다음으로 2위라고 한다. 안산시는 외국인 인구가 약 9만이고 전체 65만 중 13.8% 정도가 된다고 한다.

 

안산시의 경우 외국인주민지원본부가 따로 있으며 그 안에 외국인주민행정과와 외국인주민지원과의 2개의 과를 두고 있다. 외국인 주민에 대한 지원을 시작한 단계인 포천시에 비해 상당히 앞선 행정으로 보인다. 국장급의 본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하나의 과 정도는 있어야 제대로 된 이웃으로 외국인 주민을 보살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포천시도 외국인 주민을 단지 노동력이 필요하니 함께하는 사람들 정도로 여기지 말고, 다르지만 이해하면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웃으로 여기길 바란다.

 

그들과 함께 살기 위한 행정 시스템도 조속히 갖추길 바란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