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알고리즘이 열 일했네

 

알고리즘(Algorithm)이라는 말이 있다.

 

검색을 해보니 나무위키에서는 "알고리즘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나 방법'을 의미하는 단어로 넓은 범위에서 사용된다. 조금 더 정확한 의미를 따져보자면 알고리즘은 어떠한 행동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명령어들의 유한 집합(finite set)이다"라고 하면서 "알고리즘이라고 하면 컴퓨터를 통해 실행되는 것이라고 여겨지는 경향이 있으나, 사실 알고리즘 자체는 컴퓨터가 등장하기 이전부터도 존재했다. 즉, 사람이 수동으로 종이를 사용해 일정한 절차로 문제를 풀더라도 알고리즘에 해당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내용을 읽은 독자들은 의아함을 느낄 것이다. 현재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알고리즘'이라는 용어는 이런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자가 생각하고 독자들이 동의하는 '알고리즘'이라는 용어는 이런 것일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 등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같은 제품을 구매한 고객이 선택한 상품'이라면서 내가 평소 흥미가 있었던 상품들이 옆에 주루룩 뜨는 상황에 대해 '알고리즘이 열 일했네'라고 말할 것이다.

 

최근의 경우에는 인공지능(AI)이 발달하면서 유튜브 등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앱에서 사용자의 입맛과 성향에 맞춰 콘텐츠가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도 '알고리즘이 열 일했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정리해보자면 인공지능 또는 자동화 프로그램 등이 '사용자의 구체적인 명령어의 입력없이 자동적으로' 결과를 도출해 주는 상황 등을 통틀어서 '알고리즘'의 작용으로 보는 것이다.

 

기자와 같은 일반인의 관점에서 보면 인공지능이 우리 주변에서 자동으로 결정해 주는 모든 것을 '알고리즘'이라 일컫는 것이다. 범위를 좀 좁혀서 구체적으로 얘기해보면, 유튜브가 영상을 선택해서 소개하거나 페이스북이 릴스를 선택해서 보여주는 과정을 알고리즘이라고 말하는게 아닌가 생각한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시대에 우리가 가장 조심해야 될 부분이 이 알고리즘이 행하는 '자동'이라는 부분이다. 내가 주로 청취하는 콘텐츠의 성향을 분석해서 자동으로 이와 유사한 영상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러면 우리가 선택하거나, 검색해보지 않은 이념 성향이나 분야의 컨텐츠는 거의 소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대로 한번 청취해본 컨텐츠나, 비슷한 이념 성향의 동영상은 계속해서 소개되고 찾아내서 우리에게 보여 지는 것이다.

 

여기에 알고리즘이 행하는 '정보의 왜곡'이 있을 수 있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소비자인 청취자들이 원하지 않는 정보는 제공하지 않으면서 최대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도구 일 것이다. 하지만, 이를 정보 획득의 도구로 삼는 사람에게는 특정한 성향의 이념적 성향이 있는 컨텐츠만 접하게 될 수도 있다.

 

말하자면 일종의 '인의 장막'처럼 정보를 왜곡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이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하면서, 이를 도구로 여기고 주체적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해야 할 것이다.

 

"정보화의 시대는 노우 하우(know how)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우 훼어(know where)가 중요하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시대에는 이 '알고리즘'이 내가 결정하지 않은 정보를 '자동으로' 꼭 내가 정한 것처럼 내어 놓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선호하는 것을 학습해서, 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자동으로' 내어놓는 것들에 너무 익숙하게 되면, 어느 순간 '자동으로' 주어지는 것들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공지능의 시대에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자동으로' 열일하는 '알고리즘'의 편리함에 취해,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번거로움'을 마주하지 않는다면,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인공지능이 지배해서 노예로 부리는 '스카이넷'의 시대가 다가올지도 모른다.

 

'인공지능'과 '알고리즘'도 인간이 올바로 생각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하나의 편리한 도구가 되도록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