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권후보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30일 포천시를 방문해 민주당 포천·가평 당원들과 간담회 자리를 갖고 지지를 부탁했다.
포천시 산림조합 3층 회의실에서 열린 이 날 간담회에는 박윤국 시장, 이철휘 더불어민주당 포천가평 지역위원장, 강준모·연제창·박혜옥 시의원, 김우석·이원웅 도의원, 그리고 윤영창 국회의원과 가평에서 온 시·도의원과 민주당 포천시 읍면동 협의회장 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강준모 시의원의 사회로 시작한 간담회는 이철휘 지역위원장의 환영인사 뒤, 당원들의 질문을 이 전 총리가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전 총리는 포천과의 인연과 생각에 관해 묻는 질문에 "개인적으로 돌아가신 이한동 전 총리께 세배드리러 왔던 적이 있다. 이 전 총리 집에서 종일 포천 순대만 먹었던 기억이 있다"라며 "기본적으로 국가의 안보를 위해 희생이 강요돼 왔던 경기 동북부의 접경 지역인 포천에 대해서는 국가는 어떤 방법으로든 보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또 "이번 경기도 공공기관 유치에서 포천시가 제외되어 시민들이 많이 상심했을 것"이라며 "어느 분이 연천에 '평통연수원'을 달라고 했는데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다. 포천도 이런 대안을 찾아보는 게 좋을 듯싶다. 박혜옥 시의원께서 제안했던 국립산림치유원과 비슷한 '케런시아'(스페인어로 투우가 마지막 결전을 앞두고 잠시 쉬는 곳) 등도 좋은 듯하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민주당이 서울과 부산시장 선거 이후 많이 약해졌다", "국민의힘 대표 선출에서 이준석의 급부상에도 위기감을 느낀다",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온 내년 지자체 선거가 걱정"이라는 당원들의 질문에는 "내년 지선은 바로 직전에 치르는 대선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확신하면서, "김대중 정권 마지막 해인 2002년 6월 지방선거 참패와 8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연이어 전패했지만, 그해 12월 노무현 후보가 DJ 때보다 더 많은 득표수로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대통령 임기 중 선거는 그 정부의 심판 성격이 크지만, 대통령선거는 또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도 국민의힘 이준석 현상은 민주당으로서는 상당히 아프다. 특히 민주당이 야당보다 도덕적이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민주당도 내로남불이며 별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들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비상하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윤국 시장은 "민주당 불모지인 포천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끌어냈음에도 중앙당에서는 포천에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먼저 섭섭함을 토로했다.
박 시장은 또 "포천에는 5군단과 6군단 등 2곳의 부대에 4만5천명의 군인이 주둔하고 있다. 그런데 군인들은 포천 인구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설명하면서 "정부 정책이 서해안 쪽과 동해안 쪽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제는 중부지방을 위한 정책을 펴야 할 때"라면서 "세종~포천 고속도로 이름과 같이 세종시가 행정수도라면, 한반도의 중심인 포천시는 스포츠수도가 되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당초 포천 오일장을 돌면서 시민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눌 예정이었지만, 포천 민속장터 앞에서 '박근혜 석방' 서명을 받고 있던 우리공화당 당원들이 이낙연 전 총리에게 몰려와 '박 대통령 사면'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이는 통에 직접적인 충돌을 막기 위해서 시민들과의 대화는 생략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우리공화당 당원들 10여명은 산림조합 앞까지 와서 '박근혜 석방' 요구를 계속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