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정치

포천세무서 이전, 시의회 도마에 올랐다

김현규 의원, '포천세무서 이전' 관련 5분 발언

 

12월 1일 개회한 제175회 포천시의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김현규 의원의 '포천세무서 이전' 관련 5분 발언에 시민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5분 발언에서 집행부의 공유재산 매각의 절차적 하자와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주민들의 의견을 묻는 공청회 등의 과정을 생략했고, 의회까지 패싱했다고 질타했다. 

 

김현규 의원은 집행부는 이 문제에 대해 지난 몇 개월간 의회에 아무런 설명도 없다가 공유재산 심의를 고작 일주일 앞둔 지난 27일에서야 집행부의 현안 보고를 하면서 마치 맡긴 물건을 찾기라도 하듯 의회에 일방적으로 협조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또 집행부의 부지 매각 절차도 문제지만, 매각의 타당성과 실익 측면에서도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다면서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이 안건은 12월 4일 월요일에 시작하는 조례 등 특별위원회에서 동의안 표결이 이루어질 예정인데, 현재 상황으로는 과반 찬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김현규 의원 5분 자유발언 전문 내용

 

사랑하고 존경하는 포천시민 여러분! 그리고 서과석 의장님을 비롯한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현규 의원입니다.

 

포천세무서 이전, 필요합니다. 본 의원도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하지만 본 의원은 오늘, 포천세무서 이전 부지 제공을 위한 공유재산 매각의 절차적 하자와 부당함을 시민께 알리고, 12월 4일 예정된 공유재산 심의에 앞서 존경하는 여러 의원님들의 현명한 판단을 간곡히 호소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집행부는 포천세무서 이전 부지 제공을 위해 우리 시 공유재산인 송우리 726-1, 726-2번지 두 필지에 대한 매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각 예정 부지는 주거지역 주차난 해소를 위한 74면 규모의 공영주차장을 운영하고 있고, 시민 여가를 위한 풋살장 등의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모두 주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꼭 필요한 우리 시의 소중한 행정자산입니다.

 

그런데 집행부는 시민들의 생활 여건과 삶의 질 측면에서 현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사안을 심의하면서, 주민을 대상으로 아무런 설명도, 이해를 구하는 과정도 없이 불과 몇 달 만에 마치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부지 매각 절차를 전광석화(電光石火)처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대의 기관인 의회조차 패싱당했습니다. 그 동안 의회에 아무런 설명도 없었고 공유재산 심의를 고작 일주일 앞둔 지난 27일에서야 집행부의 현안보고가 있었습니다. 마치 맡긴 물건을 찾기라도 하듯 의회에 협조를 일방으로 통보했습니다.

 

이는 포천시민을 기만하고 의회를 집행부 거수기쯤으로 여기는 행태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부실하게 공유재산 매각을 추진하다보니,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10조제1항에 따라

의회 의결을 받도록 하고 있는 내년도 “중기공유재산관리계획”에 해당 매각 건을 포함시키지도 않았습니다. 매각 절차부터 주민 의견수렴, 적법성 측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습니다.

 

집행부의 부지 매각 절차도 문제지만, 매각의 타당성과 실익 측면에서도 아무런 효용가치가 없습니다. 일례로, 포천세무서가 제출한 설명자료에 따르면, 세무서 신고 기간을 기준으로 주차 소요가 158대에 달하나, 세무서를 신축이전 한다고 해도 자체 주차공간이 90면에 불과해 관용차량과 직원 차량을 제외한 방문객 수요를 애초에 충족할 수도 없고, 세무서 신축이전으로 인한 기존 공영주차장 철거로 인근 주민들의 주차난만 가속화할 것입니다.

 

집행부는 시민 불편 최소화와 세무서 이용객 편의를 위해 현재 조성 중인 태봉공원 공영주차장 이용을 유도할 방침이지만, 애초에 이 주차장은 사업구상 단계부터 태봉공원, 생활 SOC 시설 방문자 및 인근 주택의 주차난 완화를 위해 조성됐고, 주차 면수 확정에서 세무서 방문 수요는 고려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포천세무서는 청사 이전 필요성으로 청사 주차공간 부족, 방문객이 인근 공영주차장에 주차 후 청사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세무서가 이전하더라도 청사 방문객이 태봉공원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게 되면 상당한 거리 이격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거리를 걸어서 이동해야 합니다.

 

결과적으로 세무서 이전으로 인해 ▲기존의 공영주차장은 철거되고 ▲태봉공원에 신규 주차장을 조성한다 해도 철거 주차장 이전 수요로 사업 실익이 현저하게 저하되며, ▲도보 이동거리 증가로 세무서 방문객의 불편만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무리한 공유재산 매각이 초래할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풋살장 등 체육시설을 세무서 이전 공사가 본격화되면 철거한다고 해놓고 대체부지도 마련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태봉공원 조성사업 완료 후 공원 부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집행부의 무사안일(無事安逸) 행정의 양태는 또 있습니다. 매각 예정 부지 일대에 푸르지오 등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고, 태봉공원, 생활 SOC 등을 운영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교통량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설상가상(雪上加霜) 세무서까지 이전하게 되면, 특히 세무서 신고기간 중 일대 교통혼잡은 겉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지만, 소위 ‘시민 중심’ 행정을 지향한다는 집행부는 교통영향에 대한 평가조차

해본 적 없습니다.

 

또한 세무서 이전과 함께 많은 수의 세무사무소 연쇄 이전을 유발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주변 상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도 본 의원이 확인한 바, 집행부는 아무 대책이 없습니다.

 

그리고 당초 매각 예정 부지는 소흘읍 확장과 장래 공공용지 확보에 대비해 LH로부터 어렵게 확보한 토지입니다. 현재 가치로 따지면, 공시지가 약 51억 원, 포천세무서 탁상감정 자문 내역서에 따르면 두 필지의 가격이 무려 135억 원에 달합니다.

 

향후 대단지 아파트 입주, 태봉공원 조성과 함께 일대 역세권, 송우2지구 개발이 본격화되면 매각 예정 부지의 가치는 또 얼마나 상승할지 모릅니다.

 

이렇듯, 당초 주민복리를 위한 행정목적으로 확보하고, 향후 개발 잠재력이 상당한 우리 재산을 불현듯 별다른 고민 없이 매각하는 게 과연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절차상의 협의 부재 ▲위법성 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주차난 ▲교통난 ▲주민 편익 저하 ▲상권쇠퇴 ▲미래가치의 포기 등 우리 시 입장에서 아무런 실익을 기대할 수 없는데, 이렇게 쉽게 공유재산 매각 결정을 하는 게 맞습니까?

포천시 행정에 시민이 안중에나 있기는 한 겁니까?

 

포천세무서 이전에 관한 합리적인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앞서 밝힌 것처럼 본 의원은 세무서 이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무서 이전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주민들에 대한 설명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5분 발언을 한 것입니다.

 

앞으로 소관 부서는 적법타당한 절차와 시민들의 의견수렴을 전제로 세무서 이전 지원 업무에 임해줄 것을 당부합니다. 아울러, 공유재산 심의에 앞서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님들의 현명한 판단을 간곡히 부탁드리면서 이상으로 5분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