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사람들

"아내 몰래 33년을 사랑했던 이와 헤어지려 합니다"

제30대 손영길 군내면장 정년퇴임식 개최, 6월 30일 군내면사무소 3층 다목적홀에서

 

 

 

 

 

제30대 손영길 군내면장 퇴임식이 6월 30일 오후 2시 군내면사무소 3층 다목적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윤국 포천시장을 비롯해 포천시의회 의장직무대리 송상국 부의장, 임종훈·연제창·조용춘 시의원, 김광렬 포천농협조합장, 남궁종 포천시산림조합장, 이경묵 포천시새마을회 회장 등 많은 외빈이 참석해 33년 동안 공직에서 일하다 퇴임하는 손영길 면장의 퇴임식을 축하하고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밖에 이연상 군내면단체장협의회장, 박인희 군내면이장협의회장, 구현구 군내면주민자치위원장, 정은숙 새마을부녀회장, 이두원 군내면방위협의회위원장, 차요한 군내면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장, 유해원 군내면청소년지도위원회위원장, 군내면 직원대표 김윤정 주무관, 시청 녹지직공무원모임인 산울림 대표 심윤주 주무관 등이 꽃다발과 선물, 그리고 전별금 등을 손 면장에게 전했다. 

 

손영길 면장은 퇴임사에서 "저는 33년 동안 아내 몰래 다른 이를 사랑해왔다. 토요일 일요일에도 그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왔고, 아내는 알면서도 모른 체 속앓이를 하면서 반평생을 지내왔다. 저는 그 사람을 정말 많이 사랑했고, 그 이름에 먹칠을 하지 않으려고 최선을 다해 왔다. 이런 애증의 관계를 그만두고 중간에 몇 번이고 헤어지려고도 생각했지만,  도리가 아닌 것 같아 참고 견디며 오늘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손 면장은 이어서 "그런데 그 사람이 이제는 제가 싫은지 그만 만나자며 헤어지자고 한다. 한두 해도 아니고 무려 33년이나 내 청춘과 마음을 바쳐 사랑했는데, 정말 차갑고 냉정하게 등을 돌렸다. 그 사람의 성은 '공' 씨고 이름은 '무원', 그리고 직장은 '포천시청'이다"라며 공무원 생활을 마감하는 심경을 설명하면서 잠시 목이 메며 눈물을 지었다. 

 

박윤국 시장은 "손영길 면장님은 33년이란 긴 세월 동안 공직자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오늘의 영광된 이 자리에까지 왔다"고 칭찬하면서 "특히 포천의 산림 분야에 대한 손 면장의 업적은 길이 기억될 만큼 탁월했다"라고 치하했다.

 

손영길 면장은 1988년 포천군 산림과에 첫 발령을 받으면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2017년 산림과 지방녹지사무관으로 승진할 때까지 산림과에서만 근무한 정통 산림맨이었다. 2019년 7월 군내면장으로 부임하고 만 2년 동안 대과 없이 근무했고 이곳에서 퇴임식까지 치르게 된 것이다.

 

손 면장은 1991년 포천군수로부터 표창을 비롯해, 2009년 경기도지사로부터 자랑스러운 공무원 표창을 받았다. 2013년에는 산림조합중앙회로부터 표창을 받았고, 2019년 산림청 표창 등 11차례에 걸쳐 표창을 받았다. 1992년 부인 신미형 여사와 결혼해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끝으로 손영길 면장은 "마지막 근무지인 군내면에서 면장으로 대과 없이 퇴임할 수 있도록 도와준 면민 여러분 한 분 한 분에게 감사드린다"라며 "손영길이라는 사람을 '코로나 면장'으로 기억해 주기보다는 꽃을 많이 심어 마을을 아름답게 꾸몄던 '꽃 면장'으로 기억해 달라"고 부탁했다.

 

퇴임식 직전 장대처럼 퍼붓던 소나기가 언제 내렸냐는 듯이 말끔히 그쳤다. 그리고 찬란한 햇살이 눈부시게 비추기 시작했다. 손 면장의 퇴임식을 축하하러 온 사람들은 인생 제2막의 새로운 삶을 향해 힘찬 첫걸음을 뗀 그의 앞날에 저 햇살처럼 밝고 아름다운 꽃길만 펼쳐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