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유왕현 면암숭모사업회장, 1인 시위 하는 까닭

'포천지원특별법' 제정 위해 7월부터 1인 시위 중

 

지난 8월 26일 화요일 오전 8시 30분경, 장맛비가 부슬부슬 흩날리는 소흘읍 사거리에서 홀로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출근길을 서둘러 지나가던 몇 사람이 무슨 일인가 호기심을 보였고, 어떤 이는 직접 시위 이유를 묻기도 했다. 1인 시위자는 바로 면암숭모사업회 유왕현 회장이었다.

 

-언제부터 1인 시위를 시작했나.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시간이 날 때마다 시위를 해왔다. 오늘이 시위한 지 정확히 스무 번째 되는 날이다. 

 

-무슨 이유로 이 시위를 계획했나. 

아무도 이런 주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대의 정치이다. 내가 뽑은 선출직들이 이런 나의 주장을 대신 해주기를 바랐는데, 아무도 나서지 않아 내가 직접 시위에 나섰다. 

 

- '대통령님 재판은 계속되어야 합니다'는 이재명 현 대통령을 겨냥한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전 다섯 개의 재판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재판이 모조리 임기 후로 연기됐다. 재판이 계속되었다면 판결 결과에 따라 대통령직을 못할 수도 있었다. 법치주의 나라에서 누가 봐도 불합리한 일이다.

 

-'포천지원특별법을 제정하라!'는 어떤 의미인가. 

주한미군 사격장 및 군 관련 시설에 관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법이다. 얼마 전 '평택지원특별법'이 제정되었는데, 이 법은 주한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확장으로 발생한 지역 영향에 대응해 평택시를 종합적으로 지원하기 위해는 만든 법이다. 포천에도 주한미군 사격장 및 군 관련 시설이 여러 곳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제는 '포천지원특별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다.

 

유왕현 회장은 이번 1인 시위 이전에도 지난 2000년부터 유네스코에서 광릉 숲을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시위에 나서 무려 10년간 시민들에게 광릉 숲의 중요성을 알리고 설득했다. 마침내 광릉 숲은 2010년 유네스코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지정됐다. 

 

올해 2월 개통한 수도권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포천-화도 노선은 처음부터 포천에 불리하게 설계되었다. 2021년 그가 다시 나서 노선과 설계 변경을 요구했다. 포천으로 들어오는 고모 IC를 새로 개설하고, 광릉 숲 일원을 관통하려는 고속도로의 지하화를 요구했다. 누구나 불가능한 일이라고 했던 일이 시위 3년 만에 받아들여졌다. 

 

 "저의 1인 시위에 한 사람이 동조하고, 또 다른 사람이 동조하면 그 힘은 들불처럼 번져나간다. 지난 70년 동안 희생했던 포천 시민들에게 '포천지원특별법'을 제정해서 이른 시일 내에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유왕현 회장의 말에는 당당한 자신감이 묻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