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인문도시를 위한 변명

인문도시 포천을 특정인이 자신의 분야만 옳다고 주장하며, 이끌어 가려는 시도를 경계한다

 

포천시 신청사의 시대가 도래했다. 대회의실은 신청사 2층에 있어서 3~400명이 모이는 행사는 처리할 수 있는 곳이다. 옛날의 대회의실은 본관 3층, 지금은 수도과와 도시정책과가 들어있는 곳에 있었다. 그곳이 대회의실이던 시절의 마지막 회의, 즉 리모델링하기 전 마지막 회의가 무엇일까?

 

신청사가 완공되어 속속 각 부서들이 입주하던 시절, 신관 2층 대회의실이 음향 조정을 위해 사용할 수 없어 마지막으로 본관 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회의가 지난 2023년 11월 20일 열린 '포천시 인문도시 조성 중장기 기본계획 수립 용역 최종보고회'였다.

 

이 용역보고회에서 도출된 비전이 '나의 삶이 문화가 되는 도시 포천'이었고, 이 비전을 향해 포천시는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이 비전 도출과정에 대해 지난 2023년 11월 29일 본지 인터넷판에서 이미 한번 글을 쓴 적이 있다.

 

독자들도 대략 짐작하겠지만, 기자는 민선8기 포천시의 여러가지 정책이나 비전 중 '인문 도시 포천'의 비전에 대해 지지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이 용역보고회에서부터 계속 마음 속에 품어 온 약간의 염려와 걱정이 있었는데,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해 써 보고자 한다.

 

이 보고회의 용역사 발표에 대해 참석 위원들의 반응은 부정적인 반응들이 주를 이루었다. 보고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포천시 공무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백 시장과 양호식 법무사를 공동위원장으로하는 '인문도시 위원회'의 회원이었다.

 

그들은 모두 포천시의 교육과 인문학적 활동에 대해 자신의 자리에서 훌륭한 역할을 다하는 사람들이다. 마을 교육 공동체, 학교 교장, 시인, 미술가, 화가, 포천문화원 관계자, 교수 등이 그들의 면면이다. 그들은 착수보고회와 중간보고회에도 자신들이 바라는 방향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했고, 최종보고회에서도 자신들의 경험에 의거하여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었다. 

 

그러나, 공통적인 의견은 용역사의 발표 내용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때 용역사의 발표를 맡은 교수는 상당히 마음에 상처를 입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결론적으로 자신이 맡은 바 인문학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기 위한 요구가 10이라면, 용역사는 모두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평균적으로 각 분야마다 8~9정도의 결과물을 보여주었고, 이에 누구도 만족시킬 수 없었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한다.

 

하지만, 기자는 그때의 그러한 분위기가 '인문 도시 포천'의 비전을 위해서는 나쁘지 않은 분위기라는 생각을 했다. 다만, 그 분위기 때문에 용역사가 도출한 비전이 잊히면 안될 것 같아서 지난 2023년 11월 29일 본지 인터넷판 글을 썼던 것이다.

 

기자가 나쁘지 않은 분위기라고 판단한 이유는 이렇다. 비록 시장과 양호식 법무사가 공동위원장이지만,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고 가지 않고, 오히려 각 분야의 참여자들을 존중하고 함께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이다.

 

인문이라는 것은 '인간 문화' 즉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 전반에 대해 기록하고, 살펴보고, 감상하고, 평가하는 모든 활동이다. 이를 통해 '오늘'을 행복하게 살면서 '내일'을 살아가게 될 힘과 교훈을 얻는 활동이다.

 

그러므로, 인종에 우수한 인종과 열등한 인종이 없고, 피부색이 흰 것이 검은 것보다 나은 것이 아니듯이 문화도 우수한 문화, 열등한 문화가 따로 없는 것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글, 생각, 그림, 음악을 만들고 기록할 수 있는 도시. 그래서 개인의 능력을 꽃 피우는데 나타나는 모든 걸림돌들을 제거해 주는 도시가 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 것이다.

 

기자가 염려하는 것은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 또는 종사자가 자신이 주장하는 것만이 옳은 방향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모두 틀린 것이니, 나를 따라라고 주장하며 나서는 상황이다. 그러면서 내가 가는 방향으로 따라가지 않으면, '인문 도시'의 비전에 반하는 인사로 몰아 가는 행태가 있을까 걱정하는 것이다.

 

최근 '인문도시' 비전의 성과 및 결과물들이 속속 발현하고 있다. 이번 호에 기사가 실린 유예숙 작가의 '포천의 택리지' 같은 책들이 그 중의 하나이다. 김승태 대표는 '포천의 택리지'가 '2집과 3집으로 계속 이어가기 바란다'는 제목으로 그 책의 출판을 축하해 주었다. 거기에 더해 기자는 '제2의, 제3의 유예숙도 속속 나타나기 바랍니다'고 축하하겠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