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정치

권신일·김성기·김용태·김용호·허청회 5자 경선 치른다

국민의힘 최춘식 불출마 선언과 안재웅 컷오프, 전국 최다 5자 경선에 각 캠프 멘붕 상태

 

포천가평 지역구에서는 국민의힘 권신일, 김성기, 김용태, 김용호, 허청회 후보(가나다 순)가 5자 경선을 치르게 됐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3월 5일 오전 1차 컷오프 명단을 발표했는데, 6명의 예비후보 가운데 무려 5명이나 경선을 통과했다. 원래 포천·가평 지역은 7명이 출마했는데, 지난달 23일 불출마 선언한 최춘식 의원과 안재웅 후보만 컷오프됐다. 

 

국힘 지역구에서 이례적으로 다섯 명의 예비후보를 한꺼번에 통과시킨 것은 전국에서 대구 동구을 지역구에 이어 두 번째 사례다. 포천·가평 지역구의 경쟁이 그만큼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힘 공관위 정용환 위원장은 5자 경선 경위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가능한 한 더 많은 예비후보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라고 이야기했을 만큼 국민의힘에서도 오랫동안 고심한 흔적을 볼 수 있었다. 

 

이날 국힘 1차 컷오프 명단이 발표되기까지 매일매일 초조하게 기다리느라 각 예비 후보자와 캠프관계자들의 속도 새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었다. 이날 다섯 명의 컷오프 통과 명단이 발표되자 한결같이 예상 밖이라는 반응과 그래도 컷오프에 통과되었다는 안도의 한숨을 함께 내쉬었다. 

 

국힘 공관위는 지난달 2월 15일 포천·가평 지역구에 출마한 국회의원 예비 후보자 7명(최춘식 의원 포함)의 면접을 마쳤다. 그 후 17일부터 매일 오전과 오후 두 차례에 걸쳐 단수후보와 컷오프 통과자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 가운데, 포천·가평 지역구는 선거구 미획정이라는 이유로 발표 보류 지역으로 분류돼 후보자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2월 19일 월요일 오전부터는 현역 최춘식 국회의원의 공천 배제 소문이 여의도 정가에서 떠돌기 시작했다. 이날 오후가 되자 연합뉴스는 현역 의원 가운데 하위 10%에 해당하는 7명의 공천 배제자 이름을 보도하면서 최춘식 의원의 이름까지 거명했다.

 

바로 이날 최춘식 캠프에서는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문자의 내용은 최 의원이 20일 오후 2시 포천시선관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오후 3시에는 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국회의원 출마 기자회견을 갖겠다는 것. 최 의원은 20일 예정대로 예비후보 등록과 기자회견을 마쳤다. 그러나 이날 저녁 TV조선은 최춘식 국회의원이 현역의원 하위 10%에 포함돼 공천배제 명단에 포함되어 있다고 다시 보도했다. 

 

 

최춘식 의원 지지자들로서는 충격일 수밖에 없는 이 뉴스는 일파만파 파장을 일으키며 퍼져나갔고, 선거 캠프 관계자들은 진위 파악에 나섰다. 특히, 최 의원 본인은 국민의힘 포천·가평 국회의원 출마자 중 가장 마지막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기자회견까지 했던 터라 더 충격이었다. 

 

고심을 거듭하던 최춘식 의원은 23일 오전 자신의 포천 국회의원 사무실에서 20여 명의 주요 당직자를 모아놓고 불출마 의사를 통보했다. 그리고 이날 오후 4시 국회 소통관에서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가장 유력했던 현역 의원이 가장 먼저 경쟁에서 퇴장한 것이다. 

 

한편, 지난 2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관리위원회가 원안으로 제시했던 '포천-가평-연천 지역구' 안이 원래대로 '포천-가평 지역구'로 획정되면서 컷오프 발표는 초읽기에 들어갔고, 닷새 후인 3월 5일 컷오프 명단이 발표됐다.

 

국민의힘은 컷오프에 통과한 다섯 후보에게 2~3일 내 공고를 내고 경선 후보 등록을 받는다. 경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이 중앙당에 기탁금을 납부하면, 안심번호와 함께 포천·가평 지역의 당원 전화번호가 있는 명부를 받고 경선에 돌입한다. 

 

후보들은 이후 나흘 동안 당원들에게 전화를 돌려 지지를 부탁하는 등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국민의힘 중앙당은 선거운동 기간 마지막 이틀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여론조사를 실시해서 최종 공천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조사 기준은 일반 유권자 80%는 전화 면접을 하고, 당원 선거인단 20%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로 받은 점수를 합산한다. 여기에 후보마다 이미 정해져 있는 가산점을 더하거나 감산점을 빼서 다음날 최종 결선에 올라갈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알려진 다섯 명 후보의 지지율은 오차범위 내로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1차 경선에서 50% 득표를 차지해 단독 경선자로 나설 후보는 거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공관위는 1차 경선에서 2명의 후보를 다시 올려 최종 결선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런 것을 모두 감안하면 최종 공천자는 이달 중순경이나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컷오프를 통과해 경선이 확정된 다섯 후보에게는 컷오프 발표 이후 약 10일간이 이번 선거의 골든타임이다. 시장이나 시의원, 도의원, 비례대표를 꿈꾸는 차기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도 이 짧은 기간 동안 어느 경선 후보자를 지지할지 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 현직 시의원과 도의원도 마찬가지.

 

자신이 선택하고 도움을 준 경선 후보자가 국회의원이 되면 차기 지방선거 공천도 그만큼 유리해진다는 것은 당연지사다. 경선이 끝나고 공천자가 확정된 이후에 후보에게 지지 의사를 표현하겠다는 것은 이미 공천자 캠프에 합류해서 경선에 도움을 준 사람보다는 아무래도 불리하다. 

 

실제로 지난 2월 29일부터 3월 1일 이틀 동안 거의 모든 후보가 불출마 선언한 최춘식 의원을 찾아가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간청(?)했다는 이야기가 널리 퍼졌다. 아무래도 현역 의원의 조직과 힘이 보태지면 공천에 그만큼 유리해질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최춘식 의원은 그러나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대신 "열심히 하라"는 격려만 했다는 후문이다. 

 

국힘의 이번 컷오프 발표가 있기 전까지 포천 정가에서는 각종 소문이 난무했다. "김용태와 허청회가 올라간다", "권신일, 김용태, 김성기 3자가 올라간다", "아니다. 권신일, 김용태, 김용호다" 등 소문이 퍼졌지만, 결국 소문으로 끝나게 됐다.

 

각 선거 캠프의 관계자들은 5자 경선으로 확정된 이번 컷오프 결과를 보고 "발표를 보니 너무 황당하다", "저희 캠프는 현재 멘붕 상태다", "다섯 명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혼란스러워했다. 과연 지금부터 10여 일 후에나 획정될 국민의힘 최종 공천자는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