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문화

"하얀 도화지 위에 자유롭게 그림 그리겠다"

포천좋은신문이 만난 사람 | 6월 28일 창립식 개최한 포천문화재단 제갈현 초대 대표이사

▲포천문화재단 제갈현 대표가 지난 24일 직원들에게 임용장을 전달하면서 공식적인 첫 일정을 시작했다.

 

"포천에서 문화재단이 처음으로 출범하니만큼 저는 아무것도 없는  하얀 도화지 위에 그림을 그리듯 마음껏, 그리고 자유롭게 색칠을 해나가겠습니다." 

 

제갈현(58세) 포천문화재단 초대 대표이사의 취임 첫 일성이다. 그는 포천 문화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각오와 다짐도 함께 밝혔다. 

 

포천문화재단은 28일 포천반월아트홀 대극장에서 박윤국 포천시장과 최춘식 국회의원, 이철휘 민주당 포천가평지역위원장, 김우석·이원웅 도의원, 송상국 시의장 직무대리, 임종훈·손세화·연제창·조용춘·박혜옥 시의원, 이제철 포천소방서장, 양윤택 포천문화원장, 임승오 포천예총회장, 이승정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장, 협동조합 케이아트 심규순 대표, 이경묵 포천시새마을지회장, 남궁종 포천산림조합장 등과 많은 시민들의 축하 속에 재단 현판 제막식과 창립식을 갖고 '문화도시 포천'을 향해 힘차게 닻을 올렸다.

 

제갈현 대표는 이날 취임사에서 "향후 남북경협의 중요한 거점 도시로서 포천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이러한 포천이 간직한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잠재력을 끌어내고 포천만의 특별함을 문화 예술에 녹아들게 해서 미래를 이끌어갈 후손들에게 100년 먹거리 사업으로 물려주어야 한다"며 "그것이 오늘 출범하는 포천문화재단의 역할"이라고 선언했다.

 

포천좋은신문은 문화재단 창립식 직전 제갈현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제갈현 대표가 28일 창립식 바로 직전 문화재단의 현판 제막식을 갖고 참석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문화재단 창립식에서 제갈현 대표가 '포천예술의 새 지평을 열겠다'는 취임사를 하고 있다.

 

-문화재단 출범을 축하합니다. 예상외로 출발이 늦었습니다.

지난 4월 대표인사로 선정됐고, 법인 등록 등 준비과정으로 한 달 정도 지체됐습니다. 그 덕분에 저도 평생 처음으로 여유를 가지고 포천의 이곳저곳을 다니며 많은 분을 만났습니다. 제 주위에서 포천이 텃세가 세다고 해서 내심 큰 걱정을 했는데(웃음), 실제로 다녀보니까 좋은 분들을 너무 많이 만났습니다. 

 

-포천의 첫인상은 어땠습니까.

제가 포천문화재단의 대표이사가 되고 지난 3개월 동안 포천을 오가며 제일 많이 느낀 건 '따뜻하다'라는 느낌입니다. 사람들도 따뜻했고, 포천의 자연경관도 따뜻했습니다. 지난 토요일 화적연에 가서 실경연극을 관람했는데, 제가 3년 전에 이 뮤지컬 공모와 관련된 일로 자주 포천에 오갔던 인연이 있었기에 더욱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문화재단 출범 준비는 스케줄대로 잘 진행되고 있습니까. 

올해 5월 31일 자로 경기도로부터 문화재단의 설립 허가를 받았고, 6월 3일 자로 재단의 설립 등기를 마쳤습니다. 그동안 공개 채용을 통해 직원 6명을 선발했고, 6월 24일 임용장을 수여 하고 본격적인 재단 업무를 시작했지요. 그리고 오늘 현판 제막식과 창립식을 했습니다.

 

-문화재단이 이번에 뽑은 직원들로만 출범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출범 초기에는 우선 경영지원팀과 문화관광사업팀 등 2팀에 직원 6명으로 시작합니다. 원래 문화재단의 기본 조직은 4팀에 21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앞으로 서서히 충원할 계획입니다.

 

-포천시민들이 문화재단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해 합니다.

문화재단의 역할은 시민들의 문화 수준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클래식이 필요하다고 세계적인 클래식 연주가들의 공연만 할 수는 없습니다. 조그만 것부터 바꿔나가야지요. 지금 반월아트홀의 피아노부터 교체해야 합니다. 백건우 같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를 초청하려면 지금 있는 피아노로 초청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겠지요. (웃음) 

 

-포천에서 처음 출범한 문화재단의 초대 대표로서 사업 구상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포천에는 지역 예술인들이 나름대로 활성화되어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분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또 지역 예술인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을 참여시켜야겠지요. 또 지금 제 기능을 못 하는 반월아트홀 내의 전시실을 활성화하는 방법도 구상 중입니다.

 

-반월아트홀 전시실을 활성화하는 구체적 방법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요.

올 하반기에 우선 두서너 개 정도의 전시회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60세 이상 된 지역 주민들에게 그림을 가르쳐 직접 자화상을 그리게 해서 그 작품을 전시하는 겁니다. 잘 그리고 못 그리고가 문제가 아니고 지역 주민들을 많이 참여시키자는 거죠. 아들과 며느리도 구경 오고, 친구들도 오게 해서 반월아트홀이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죽은 공간이 아닌, 사람이 들끓는 장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밖에 구상하고 있는 것도 소개해주세요.

예를 들면 포천하면 군생활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을 대상으로 옛 추억을 공유하는 감성 전시회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반월아트홀을 온전히 시민들을 위한 장소로 바꾸고 싶습니다. 현재는 이 넓은 터에서 커피 한잔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합니다. 시민들을 왕으로 모시고 대접을 받는 기분이 들게 하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샆습니다.

 

 

 

-그밖에 하시고 싶은 말씀을 해주세요.

오늘 재단을 출범하면서 직원들에게 "문화재단에 입사하신 여러분들은 정말 축복받은 사람들이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창의적으로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는 오늘 취임사에서 "하얀 도화지를 내어주신 박윤국 시장님께 감사한다"고 했고, "이 흰 도화지에 제 마음껏 그림을 그리겠다"고 말했습니다. 문화라고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생활과 밀착한 문화예술, 생활 속에 녹아있는 것을 표현하도록 해서 그것을 문화로 인식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문화재단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문화 예술계에서 어떤 역할을 해왔습니까. 

저는 용인청소년오케스트라 단장, 용인음악협회 지부장, 용인시립예술단 예술감독, (주)제이케이앤캠퍼니 대표, 협동조합케이아트 이사장을 역임했습니다. 2018년에는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축제의 총괄기획을 맡았고, 2019년에는 용인문화원 3.1절 100주년 기념행사의 총감독을 맡기도 했지요. 그래서 2001년에는 경기도지사의 문화예술진흥 표창장을 받았고, 2019년에는 (재)의사안중근장학회에서 주는 대한민국 국민대상을 받았습니다.

 

-직접 회사도 운영을 하셨지요.  

저는 2010년부터 2020년 말까지 공연기획사 (주)제이케이앤캠퍼니를 직접 운영했습니다. 그때 영국 로열필하모닉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을 비롯하여 세계 유수의 공연단체를 유치했습니다. 또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인 에딘버러페스티벌에 국내 예술단체들의 참가를 돕는 일도 했습니다. 

 

제갈현 대표의 이야기는 끝이 없었다. 대구 계명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고, 중앙대 예술경영대학원 출신의 음악인인 그의 좌우명은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다. '날마다 계속해서 발전한다'는 이 말처럼 항상 활력 넘치는 모습이 인상적인 제갈현 대표. 인터뷰를 마치면서 며칠 전 포천으로 주민등록을 옮기고 포천시민이 되었다며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