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완 칼럼]

'꼰대'는 나이가 아니라 생각과 행동의 차이다

본지 취재국장

 

자신의 무능, 타인에 대한 우월감 등 복합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꼰대 행위 , 

유연한 사고, 열린 마음으로 상호적 관계 설정에서 시작해 보자.

 

꼰대의 어원으로 번데기의 영남 방언인 '꼰데기'로 번데기처럼 주름이 자글자글한 '늙은이'란 뜻에서 부르다가 꼰대가 되었다는 설과 프랑스어로 백작을 지칭하는 콩테(Comte)의 일본식 발음이 '콘데'로 이완용 등 친일파가 '백작' 직위를 받고 자신들을 콘테라고 자랑스러워하며 부르는 것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어원을 떠나 꼰대는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 혹은 '나이값을 못하는 사람' 등을 비하하는 일반적 단어로 쓰이고 있다. 꼰대들의 말투로 희화한 '라떼는(나 때는)' 말 표현도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년 꼰대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꼰대'는 권위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으로 평가해 부정적 인식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꼰대를 권위적인(62.0%, 중복 응답) 사람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고집이 세고(58.7%), 말이 안 통하는(53.7%) 사람을 떠올리거나 참견하기 좋아한다(44.2%)는 이미지를 연상하는 등 부정적인 평가가 다수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9명(93.5%)이 나이가 많다고 다 꼰대는 아니라는 데에 높은 공감을 내비쳤다. 최근에는 오히려 ‘젊은 꼰대’가 많은 데다가(84.6%, 동의율) 나이 많은 꼰대보다 그 정도가 심한 것 같다(46.2%)는 인식이 적지 않다. 나이보다는 전반적인 ‘태도 문제’를 꼰대 성향을 파악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꼰대의 원인으로 불행한 인생, 자신의 무능 숨김, 타인에 대한 우월감, 새로운 것 대한 수용 배제 등 다양한 정신·신체적,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공감을 나타냈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런 사람들을 흔히 만난다. 특히 같은 조직 생활에서 이런 상사, 선배가 있다면 삶은 피곤함을 넘어 괴로움으로 문제시되는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는 이런 꼰대와 만남이 싫으면 자신의 의지로 하지 않으면 된다. 하지만 공직사회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필연적인 업무 추진에서 그 피해 공직자는 물론 일반 시민에게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지역사회의 해악을 끼치는 암적 존재이다.  

 

친분이 상당한 주민의 민원 상담에 알았다고 해놓고 오랜 기간 통지가 전혀 없어 민원인이 연락한 후에야 상황을 알리는 안하무인형, 관련 단체 내부의 부당한 문제 제기 민원에 형평성 있게 처리하기는커녕 해당 단체장 입장을 대변해 처리하려는 내 생각이 옳다는 독선과시형 등의 기관장이 있다.

 

산하 단체의 소통 부재로 인한 분란 해결 방안의 의사 전달 과정에서 서툰 지적과 행동으로 문제 확대를 일으킨 자칭만능형, 업무 처리에 객관성·합리성보다 자기의 보신에만 일관되게 행동하는 보신투사형, 무늬만 공모제를 추진해 조직 사기를 떨어트리고도 옳다고 주장했던 독불장군형 기관장과 부서장들이 있다.

 

내가 틀렸을지도 모른다는 열린 마음, 내가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유연한 사고, 예전에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는 아집의 배척, 말하지 말고 들고 물어보는 상호적 관계 설정 등으로 꼰대적 삶을 방지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