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완 칼럼]

포천시도 쓴소리하는 레드팀을 만들어 보자

본지 취재국장

 

새로운 시각으로 제시하는 역할의

창의적이고 고정관념이 강하지 않은 

다양한 분야에 근무하는 공무원으로 

더 나은 결정을 위한 레드팀을 구상해 보자

 

실패는 있을 수 있다. 실패란 더 현명하게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로 실패에 대해 분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원인은 물론 해결책까지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실패 결과를 두고 일반적으로 조직의 내부 또는 외부의 요인으로 변명과 책임을 돌리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이기 때문에 비이성적인 심리가 작용할 때가 많다. '확증 편향'이 그중 하나이다. 이 개념은 자신의 신념이나 이익이 일치하는 정보만 받아들이고 그렇지 않은 정보는 보려 하지도, 들으려 하지도 않는 심리학적 용어로 영국의 심리학자 피터 웨이슨이 제시했다. 즉 자신이 보고,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오류적 결정으로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사전에 다양한 형태의 위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조직 내외부에서 조직을 위해 반대편에서 감시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레드팀이 필요한 이유이다.

 

레드팀은 조직의 의사결정권자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지 않도록 검증하는 팀이다. 레드팀 기법은 20세기 중반 미국과 소련 간 냉전 시기를 거치는 동안 집단사고와 위계질서가 강한 군대에서 모의훈련을 실시할 때 아군을 블루팀, 적군을 레드팀으로 불러온 데서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쉽지는 않지만, 시장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다. 앞서 말했듯 레드팀 전략을 처음 고안해 낸 곳은 미국 육군입니다. 위계질서가 굉장히 강한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미 육군은 레드팀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세계적 기업인 아마존, 구글 등은 레드팀을 두고 확증 편향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대안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한국만큼 기업문화가 경직된 일본 기업 중에도 레드팀을 갖춘 곳이 상당수 있다.

 

특히, 조직 문화가 수직적이고 경직된 지방자치단체에서 레드팀이 더 필요한 이유이다. 의사결정 구조가 폐쇄적이고 비효율적으로 움직이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직원들의 익명성을 보장해 주고 불이익 없이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이에 따른 인센티브를 주면 더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광역자치단체에서도 경기도가 이번에 3기 레드팀을 운영하며 자율적 의제 선정 및 레드팀과 블루팀(실무부서)의 회의와 토론으로 의제의 구체적 실행 방안을 모색하는 등 도정의 문제점에 대한 솔직한 비판으로 큰 성과를 올리고 있다.

 

먼저, 매주 회의를 위한 관행적인 주간 업무 보고서 작성은 행정력 낭비라는 지적과 도지사 참석 행사 일정이 수일 전 변경되거나 불참 통보 등으로 실무부서에서 힘들다는 시정 요청에 지사는 개선해 추진을 지시한 바 있다. 보고서 작성은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제목과 핵심만 기재하고, 일정 변경 건은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확보 등으로 개선 방향을 강구하겠다는 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레드팀은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한 구체적 실천 방안의 하나로 매일 구내식당에서 발생하는 잔반 줄이기 실천을 제안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천시도 시정 추진에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레드팀을 만들것을 제안한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동일한 이해를 갖는 공직자들이 모여 의사를 결정하면 확증편향에 의해 편협한 결정을 내리기 쉽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문제점에 대한 의견을 낼 수 있는 레드팀을 둘 필요성이 있다.

 

특히, 레드팀의 결과물에 대해 의사 결정권자나 시장이 겸손하게 받아들일 용기와 관용이 필수적인 전제 요건이 돼야한다. 의사 결정 과정의 잘못을 지적하는 등 예기치 못한 충돌이 일어날 경우 결정권자의 자존심 문제로 연결될 공산이 있기 때문이다.

 

레드팀을 만든다고 당장 확증편향이나 더닝크루거 효과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결과물을 존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해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 형식적 또는 일회용으로 생각한다면 위험을 예측하고도 대비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일예로 얼마 전 어느 면에서 개최한 2024년 주민과 공감 소통 간담회에서 한 지역 인사가 지난해 간담회 때 건의 사항에 대해 검토하겠다는 관련부서 답변을 듣고난 후 2024년 간담회까지 검토 내용에 대해 통보받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질타한 적이 있다. 추진 과정에서 관련 공무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그 지역 인사가 불소통 행정의 레드팀 역할을 한 것이다. 

 

레드팀! 포천시도 시장이 결단하면 언제든지 도입할 수 있는 조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