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완 칼럼]

치산치수 잘해 살기 좋은 도시로

이상 기후 현상과 이후 위기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과 실행으로 도시 진가 높여야

 

치산치수를 잘해야 국민이 평안하다. 장마가 예고된 시점에 정부와 지자체는 사전 예방과 피해 최소화를 다짐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충청권과 경북 내륙지역에 시간당 70㎜ 안팎의 집중호우에 산사태, 제방 붕괴 등으로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적 손실이 발생했다. 

 

오송 지하차도 침수에 따른 참사로 재난 위기 대응의 무능함에 많은 사람은 허탈감과 슬픔을 느꼈다. 그 책임을 두고 '네 탓'을 말하는 공방이 이제는 지긋지긋하다. 복합적으로 안일한 행정에서 비롯된 인재가 분명한데 누구 하나 잘못을 인정하거나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장마철이면 겪게 되는 홍수 피해나 산사태 같은 재난이 한두 번이었던가. 그때마다 인명 피해와 사회 경제적 피해를 냈던 선례를 살펴 차후엔 반복해선 안 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하는데 이때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한 건지 까먹고 마는 건지 안타까울 따름이다. 

 

그나마 포천은 다른 지역에 비해 경사도 있는 지세와 산세로 물 빠짐이 좋다. 수십 년 전 포천 한내천 제방 범람 위기와 이동면 도로 유실, 화현면 하천 제방 붕괴로 농경지 침수 등의 큰 재해를 빼 놓고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마다 장마철이면 온 나라가 크고 작은 피해로 이재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에 부딪힐 때도 그나마 포천은 안심할 수 있었다.    

 

이제는 장마의 표현보다 우기와 극한 호우로 표현하는 용어가 뉴스를 채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극한 호우 형태의 폭우는 아시아 전역에서 그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상 기후 현상으로 나타나는 폭우와 가뭄에 대해 포천시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6일 포천동에 오전 11시경부터 1시간가량 32.5㎜ 비가 내렸다. 다른 지방에 비해 결코 많은 양이 아님에도 해마다 침수가 되는 '포천등기소 앞 도로'는 물론이고 그동안 무리 없이 차량 통행이 원활했던 '개성인삼조합 앞' 43번 국도와 연결도로가 침수돼 차량이 통행할 수 없었다. 주변의 우수관이 막혀 역류된 까닭이다.

 

포천시는 '배수로 개선사업'을 발주했다고 한다. 올해 장마는 길고 많은 강수량이 예고된 상황에서 우기  전 사업을 마무리하지 않은 전형적인 늦장 행정으로 빚어진 사태이다. 야간에 극한 호우로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치산치수는 백 년 앞을 내다보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들 말한다. 예로부터 치산치수를 잘해야 나라가 편안하고 백성이 안심하고 살 수 있다는 관점에서 성군의 요건으로 꼽히는 군왕의 통치 요체였다. 역사상 현군으로 추앙받는 세종은 대대적인 하천 준설을 통해 홍수를 조절하고 용수를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치산치수의 중요성은 별반 다르지 않다. 포천시도 기존의 치수 행정에서 벗어나 기후 위기에 대비한 하천 연결 우수관 정비, 하천 준설과 수질·수량 관리, 배후 유수지와 보 설치 등 전반적으로 검토해 홍수와 가뭄의 장기적인 종합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내천, 영평천 등 하천과 연결된 지천에 대한 환경친화적인 정비 등을 비롯해 지하수 문제도 이참에 심층적으로 분석해 대처해야 한다. 

 

살기 좋은 도시 포천은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행복의 포천은 재해 예방과 함께 물이 마르지 않고 넘치지 않는 하천으로 시민 여가 공간과 주변의 문화 공간이 완성될 때 미래도시 포천의 진가가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