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문학산책

장선옥 시인의 수필 "아시아를 통해 세계를 배우다"

시인·한국문인협회 포천지부 부지부장

 

 

“아시아를 통해 세계를 배우다”라는 슬로건으로 모 단체 해외연수로 4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6일 동안 베트남과 캄보디아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온갖 곳이 유적들로 넘치지만, 슬픈 역사도 담고 있던 캄보디아 여행 마지막 날이다. 오늘 갈 곳은 요즘 읽은 책에서도 잠깐 언급했던 R2P(국가 또는 지도자가 인종청소나 집단 학살 전쟁범죄와 같이 반인륜적 범죄) 즉 캄보디아의 그 유명한 킬링필드 왓 트마이 사원이다.

 

킬링필드 유골이 전시된 왓 트마이(Wat Thmei) 사원은 아픈 상처를 간직한 곳이며, 국민 수천 명이 학살된 유골을 보관 중인 곳이다. 유골은 모형이 아니고 그 당시 학살된 시신들이다 가이드가 설명하기를 캄보디아는 1975년부터 5년간 일어난 대학살(일명 Killing field)은 인구 약 1,000만 명 가운데 무고한 시민 250만명, 즉 인구의 1/4을 학살했다.

 

첫 대상은 공무원 생활을 했던 사람들과 돈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 다음은 자신들의 정권 유지에 걸림돌이 되겠다 싶은 지식인들이 모두 처형 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안경을 쓰고 지식인처럼 보인다고, 손바닥에 고생한 흔적이 없다고 죽였고, 감옥에서는 어린아이가 운다고 죽였다. 심지어 아기를 공중에 던져서 총을 쏘아 죽이고, 드릴로 머리를 뚫어 죽이고, 왜 내가 죽어야 하는지 모른 체, 이들은 모두 죽어 갔다.

 

난 이곳에서 그들의 죽임이 헛되지 않게 이 나라에도 자유와 평화가 찾아오기를 진심으로 빌었다. 가장 빠른 최단 시일 내에 완벽한 공산주의를 건설하겠다는 폴 포트 정부가 러시아식 공산혁명 방법을 채택하여 18세도 채 안 된 학생과 청년들에게 배운 자에 대한 증오심을 키워 학살을 자행케 했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다 죽어서 국가를 이끌어 나갈 지식인과 기술인이 없고 학교는 가르칠 선생이 없다.

 

1960년대는 우리보다도 잘 살고 평화롭고 살기 좋은 나라가 지도자의 잘못으로 세계 최빈민 국가가 되었다. 국민의 대다수가 15세 이하의 어린이로 구성되어 있으며, 빈곤 속에 영양실조와 말라리아, 풍토병, 이질, 장티푸스, 결핵, 비타민 결핍 등의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평균 수명이 40대 후반이며, 인구의 60%가 문맹이고 극심한 물자 부족으로 견디기 어려운 고통을 받고 있다.

 

내가 묵은 호텔 근처의 병원은 무료라고 했다. 그것도 선착순 무료. 이틀을 이곳을 지나치다 보니 아무런 대책이 없이 무작정 온 사람들로 거대한 줄을 잇고 밤에도 그곳에서 지내며 순번을 기다린다. 이런 가운데 어린아이들이 영양실조 상태에서 말라리아 모기에 몰려 열병에 시달리다 보니 어린 나이에 육체적 정신적 성장이 멈추어 버렸단다.

 

그다음에 간 곳은 톤레삽 호수의 수상 가옥 촌이다. 이곳 또한 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주변 가옥들에 사는 사람들은 배설물과 오염된 강물을 그대로 마시며 생활한다. 호수의 물을 보니 전부 흙탕물이다. 또 갖은 쓰

레기들로 가득 차 있다. 이곳 주민들은 대개 수인성 전염병으로 죽임을 당하고, 영아 사망률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높다.

 

환경을 연구하며 환경에 대해 걱정하는 환경단체로서 참으로 안타깝고 어떠한 대책을 연구해야 할지 참으로 막막하고 답답하다.

 

이번 여행은 즐거웠던 기억도 있지만 슬프고 아픈 기억이 많은 여행이었다.

왜! 왜! 왜, 부모들은 어린아이를 이용해서 구걸하며 사는지... 아무리 못 살던 우리나라도 아이를 이용하진 않았던 것 같은데…

 

캄보디아는 지금 한국과 같은 다른 나라의 원조의 손길로 많이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 3~15세 아이들이 구걸하다시피 조잡한 물건들을 가지고 길거리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1달라를 호소하고 있다. 맨발로 1달러를 외치던 아이들의 모습들이 지금 이 순간 먹먹한 여운으로 남겨져 아직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으며 가슴으로 전해져 온다.

 

한국에선 커피 한잔도 사서 먹을 수 없는 천원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 캄보디아와 베트남 여행은 배우고 느꼈던 것이 참으로 많은 여행이었다.

 

 

 

 

장선옥(宣怡)

경북 김천 출생

대진대학교 졸업 문학사 학위

대진대학교 법무행정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이 메 일 : jebisong@hanmail.net

 

(사)한국문인협회 포천지부 11(2014년)기 문예대학 수료

(사)한국문인협회 포천지부 부지부장

2020년 한국작가협회 여름호 시부문 등단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작가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