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개들은 죄가 없다

본지 에디터·국장

 

가까운 일년 이내에 포천 시내에서 겪은 사건 두 가지에 대해 말해 보고자 한다. 

 

첫번째 사건은 길가던 도중 어떤 빌라 앞 마당에서 사람 덩치만한 개가 튀어나와서 지나가는 아주머니를 보고 큰소리로 짖었다. 그 아주머니는 놀라서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많이 놀랐을 것이다. 그 장면을 보고 다가가니 견주로 보이는 노부부와 젊은 아가씨가 문이 따로 없는 빌라 마당에서 반려견과 놀고 있었다. 물론 목줄은 하지 않았다. 

 

나는 그들에게 "이렇게 덩치가 큰 개를 목줄도 하지 않고 풀어두면 되냐"면서 "방금도 지나가신 어르신이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지 큰 사고가 날 뻔 하지 않았느냐"고 항의했다. 상식적으로 보면 그 상황에서 그 가족은 조심하겠다고 하고 조용히 데리고 들어가는 게 옳다.

 

그러나 그들은 "우리 아기가 얼마나 순하고 착한지 아느냐"는 둥 "사람을 좋아해서 그러는 것이다"라든지 심지어 "당신이 뭔 데 우리 보고 간섭을 하느냐"는 등으로 도리어 화를 내면서 따지고 들었다. 지나다니는 다른 사람들이 혀를 차고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가 지나갈 때까지도 그대로 빌라 마당을 개와 함께 뛰어다녔다. 얼마 전에는 그 집 아기가 보호자와 목줄없이 동네를 뛰어다니는 장면을 목격하기도 했다.

 

두번째 사건은 최근 신북면에 만들어진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황톳길에 강아지와 함께 걷는 사람이 있는 것을 보았다. 이래도 되나 싶어서 유심히 살폈다. 개는 산책을 좋아한다. 그런데 개에게 산책을 한다고 하는 의미는 자신의 영역을 만드는 일이다. 군데군데 소변을 묻혀 자신의 영역을 표시한다. 가끔 큰 일을 보기도 한다. 견주는 이 강아지의 배변 활동에 대한 뒷처리를 전혀 하지 않았다. 

 

포천에도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할 수 있는 산책로들이 속속 생기고 있다. 하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자신의 애완견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전혀 고려를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들에게야 자식과 같고 아기와 같은 아이들이지만, 커다란 개가 모르는 사람에게 목줄없이 달려가고 심지어 짖기도 한다면 당하는 사람은 정말 크게 놀라게 될 것이다. 서울 등에서는 개를 산책시킬 때 분변 담을 주머니와 비닐 장갑을 필수로 준비한다고 한다. 당연한 주위 사람에 대한 예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포천에서는 그런 것을 별로 보지 못했다. 

 

포천시에 애완견에 대한 에티켓과 예절 등을 가르치고 홍보하도록 하는 내용과 어겼을 경우 작은 범칙금 정도를 부과할 수 있는 조례를 연구하고 만들 것을 제안한다. 

 

개들은 원래 그렇게 태어난 것이다. 그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그들을 보호하는 사람이 잘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그들에게 이런저런 일은 꼭 해야하고, 어떤 일은 하면 안된다는 것을 교육하고 홍보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그 일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조례를 만들어서 기준을 정해 놓자는 것이다.

 

개들은 죄가 없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