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그 영향에 대해 국민들의 갑론을박이 심각하다. 과연 무엇이 진실인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는가. 포천좋은신문은 포천 초·중학교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고, 서울대와 미국 버클리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현 한국원자력학회 수석부회장인 이기복 박사에게 '후쿠시마 오염수에 관한 진실'을 질문했다. 이 박사는 원자력 분야에 관해서는 한국 최고 권위자로 알려진 과학자다. [편집자 주]
국력 낭비가 심각하다.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후 방류는 우리나라에 아무 영향이 없다. 사고 후 지난 세월 동안 우리나라 해역에서 측정한 값이나 정밀 계산 결과가 그것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매일 여기에 쏟아지는 관심과 대응으로 국력이 낭비되고 있다. 나라에 그것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것들이 더 많이 있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괴담과 선동으로 엉뚱하게도 우리 어부와 수산물 종사자의 피해가 너무 크다. 어처구니없게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다는 이유로 삼중수소와는 아무 관련도 없는 천일염까지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반일 감정 속에 방사선 공포를 부추기는 괴담과 선동이 정쟁 속에 녹아들어 과학적이고 이성적인 접근을 뒤로 하고 감성적인 반응이 앞서기 때문이다.
방류해도 우리에게 영향은 없다는 전문가의 말을 친일이니 일본을 대변한다느니 하며 호도하지 말아야 한다. 일본에 대한 감정은 여느 국민과 같지만, 전문가는 어느 편을 들지 않고 사실과 자료와 합리적 이론으로 주장할 뿐이다. 과학적 사실과 실제 측정 결과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한번 살펴보자. 2011년 사고 이후 대략 1년 반 동안은 원자로 냉각수와 지하수가 오염된 채로 그대로 바다로 흘러 나갔고 그때 나간 방사성 동위원소(삼중수소,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 등등)의 양은 현재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 137만 톤에 포함된 방사성 동위원소량의 천 배가량으로 추정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나기 이전부터 우리나라 근해(6km이내)와 원해(300km이내)에서 매년 방사선 준위를 측정하고 있었는데, 해양수산부(2015년부터 측정)와 원자력안전위원회(2006년부터 측정)에서 매년 측정한 결과는 후쿠시마 사고 이전과 특별한 차이가 없다.
2021년 12월에 발표된 중국 연구진의 결과는 처리 안 된 오염수가 그대로 태평양에 방류된 경우를 모사했는데, 우리나라보다 미국 서부해안 샌디에고, 중국 상하이, 대만에 오염물 농도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결과를 보였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이나 캐나다는 국제기준을 충족한다면 방류를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그 양이 극히 적어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2023년 2월에 발표한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의 해류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이건 오염수를 ALPS로 처리하고 방류한 것을 모사한 것) 우리나라는 4-5년 후부터 유입이 시작되나 매우 미미한 양으로 기존 삼중수소 농도의 10만분의 1정도라는 계산 결과다. 이건 유입된 것인지 아닌지 측정도 안 되는 양이다.
위에서 사고 후 지난 12년간 우리나라 원근해에서 측정된 결과가 차이가 없다는 것과 일치하는 것이다. 방류 하루 뒤인 8월 25일 조사한 결과도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 물 기준과 비교해 크게 낮은 수준임을 확인했다.
현재 약 137만 톤의 오염수와 처리수를 원전 주변에 있는 일천 개가 넘는 탱크에 보관되어 있다. 지하수와 원자로 냉각수가 흘러나와 하루에 약 100톤의 오염수가 새로 만들어지는데 탱크에 계속 보관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장기적으로 어려운 방안이다. 일본의 잦은 지진으로 탱크가 파손되거나 탱크가 부식되어 오염수가 유출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오염수가 그대로 유출되면 고농도의 세슘과 삼중수소를 비롯한 방사성 물질이 그대로 후쿠시마 바다로 흘러갈 것이므로 일본에 해로운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에도 좋은 것은 없다. 더군다나 사고가 난 후쿠시마 원전을 해체 처리하는 데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오염수 탱크를 제거해야 한다.
많은 사람이 그런데 왜 하필 바다에 희석해 방류하냐고 질문을 던진다. 5개의 오염수 처리 방안이 논의되고 검토되었는데, 그중 해양 방류 방안이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이다. 경제성이 제일 좋아서 선정한 것만은 아니다. 저수지에 저장하거나 증발시키는 방안은 삼중수소를 포함한 수증기가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우리나라로 날아와 비가 되어 내릴 수 있다.
지층 주입이나 지하 매설로 처리하는 것은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 결코 안전한 방안이 아니다. 일본은 진도 6 이상의 지진이 매년 십여 차례까지 일어나는데, 우리나라는 백 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날까 말까다. 진도 1의 차이는 크기가 열 배 차이이다(지수 함수 차이). 경주 지진도 진도 6을 안 넘었다. 그러니 기준치 이하가 되게 희석하여 바다에 방류하는 방법이 일본 국민에게도 우리나라 국민에게도 더 안전하다.
다핵종제거설비인 ALPS가 검증되지 않았다거나 고장이 있었다는 주장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검증은 IAEA에서 11개국 전문가들이 지난 2년간 면밀히 검토하였으니 신뢰할 수 있고, 고장난 것은 고치거나 필터를 교체해 진행하고 계속 처리 전후를 측정해서 결과를 보고 판단하면 될 일이다. 방류 기준에 맞지 않으면 처리를 몇 차례 더 하면 된다.
IAEA 보고서가 맹탕이니 엉터리니 주장하는 것도 우리가 소속한 유엔 산하 기구를 불신하는 것으로 국가적 망신을 초래하는 일이다. 국제적 방류기준보다 낮추어서 방류한다면 우리가 방류를 막을 근거도 없고 권리도 없다. 그러나 우리의 요구대로 우리 전문가가 가서 확인을 하고 기준에 맞지 않으면 즉각 방류 중단을 하도록 요구하고 감시해야 한다.
삼중수소가 해양의 먹이사슬에 따라 축적되어 우리가 수산물을 섭취하였을 때, 3~6% 되는 유기 결합형 삼중수소(OBT)의 영향이 고려 안 되었다는 말도 틀린 말이다. 이미 다 고려 된 것이고 지구상에 항상 존재하는 삼중수소와 함께 인류가 살아온 지난 이력이 말해준다.
온 세상 사방팔방 공기 중에도 방사성 물질이 존재하고 우리 몸에서조차 방사선이 매초 7000개~10000개가 나온다. 우리가 방사선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데 그것도 지역마다 수십 배씩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경우에도 암 발생률이나 방사선 영향의 지역적 차이는 없다. 평균치로 우리 사람 몸에서도 대개 Kg당 100~120Bq/sec의 방사선이 나온다. 저선량 방사선이 위험한지 아니면 호메시스 현상으로 몸에 이로운지 알 수 없고 논쟁이 있지만 새삼 위험할 것도 특별한 것도 없다.
이 이슈에 대해 우리나라에 실제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반일 감정과 일그러진 반핵(반핵무기가 아니라 반원전으로 변질된)의 신념(?)으로 국민들에게 공포를 심어주고 잘못된 정보를 주어, 오히려 우리 수산업과 국민들만 피해를 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천일염과 멸치 사재기라는 어처구니없는 일과 수입산이건 국내산이건 수산물 기피라는 엉뚱한 결과가 벌어지고 있으니 통탄할 일이다.
우리 수산물은 아무 영향이 없고 외국산 수산물도 모두 방사선 검사를 하고 기준치 이하일 때 수입해 오기 때문에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 오히려 수산물을 많이 먹어야 건강에 더 좋다.
방사성 물질에 대한 기준은 몇 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준이 너무 낮아서) 그 양과 영향이 얼마냐가 중요한 것인데, 기준치의 수백만 배가 되어야 영향이 있을까 말까이다. 대개 100mSv 이상의 방사선에 피폭되어야 영향이 나타난다.
우리나라 국민은 일 년에 약 3.2~5.2 mSv의 자연 방사선을 받고 있고, 의료를 제외한 일반인의 연간 인공방사선 피폭은 1.0mSv로 제한하고 있다. 흉부 엑스선 1회에 0.1mSv, 흉부 CT 촬영 1회에 10mSv, 서울-뉴욕 왕복 비행에 우주방사선 0.1~0.2 mSv를 받는다. 서울대 핵의학과 강건욱 교수 말대로 방사선 수십억 Bq를 받아도 문제없다. 방사선 치료를 보면 알 수 있다.
□포천초·중학교 졸업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 박사(2002년)
□2023년 8월 한국원자력학회 제36대 수석부회장
□2025년 1월부터 한국원자력학회 학회장으로 정식 추대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