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신읍동에서

옛 6공병여단에서 드론사령부 창설은 포천의 재앙이다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도심 한 가운데서 드론사령부 창설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 

서울로 치면 명동 한복판에 미사일부대를 배치한다는 것과 같다

이런 소식에도 시민들이 아무런 반응이 없다는 것은

'드론사령부 포천 창설'보다 더욱 불가사의다

 

 

 

드론사령부가 포천 설운동 옛 6공병여단 부지에서 창설한다는 소식은 충격이다. 아직 확정은 아니고 후보지의 하나일 뿐이라지만, 드론사령부가 포천에 들어선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울렁거리고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기자가 이 정보를 처음 접한 것은 지난 달 23일, 국방부 군 관계자로부터 짧은 메모를 전달받았다. 이 메모에는 "연내 창설되는 합동드론사령부 최종 부지는 경기도 포천시 일원 과거 육군15항공단 지역으로 최종 결정"라고 쓰여 있었다. 이 메모에는 또 "후보 지역으로 경기도 이천시 육군항공사령부와 충남 논산시 육군항공학교 일대 검토"라는 꽤 구체적인 정보와 "부대 명칭은 합동드론전략사령부로 조만간 발표 예정"이라는 말까지 덧붙여 있었다.

 

순간 '큰일이구나' 싶었다. 6군단 반환 협상이 채 이루어지기도 전에 또 다른 부대가 포천에 들러선다? 그것도 시내 한 중심가에 드론사령부가 들어온다는 소식은 가슴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자는 드론사령부가 포천에 들어오는 것을 무작정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들러오더라도 포천 시내 중심이 아닌 한적한 곳이 얼마든지 있는데, 하필이면 왜 포천의 가장 중심지에 사령부가 들어서려는지 의문이다. 정말로 옛 6공병여단 부지에 드론사령부가 들어온다면, 그것은 군의 편의만 생각하고 포천시민들의 생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인 처사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24일 오전  '합동드론전략사령부, 포천 육군15항공단 부지에서 창설 확정'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썼다. 이와 함께 이런 내용이 사실로 확정되면 현재 포천시가 6군단 반환과 함께 추진 중인 모든 사업은 처음부터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썼다. 

 

본지에 이 기사가 나가자마자 몇몇 언론사에서는 '오보다', '추측성 기사'라는 후속 기사를 내보냈다. 물론 드론사령부가 육군15항공단 부지에 오지 않는 것이 어느 정도 확인 됐으니 이 기사는 오보다.

 

그런데 아닌 땐 굴뚝에 연기가 날까, 기사를 본 포천시 관계자로부터 연락이 왔다. "드론사령부는 육군15항공단 부지가 아니라 옛 6공병여단 부지로 들어온다"는 이야기였다. 먼저 물어본 것도 아닌데 도둑 제 발 저리듯이 비밀리에 함구해 오던 사실을 털어놓은 것이다. 이것은 또 포천시에서는 드론사령부의 포천 창설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오보로 인해 특종을 밝혀낸 케이스다. 

 

25일 오후 '합동드론전략사령부, 옛 6공병여단 부지 유력' 기사가 다시 나갔다. 다음날인 26일 국방부는 '드론작전사령부령' 제정을 입법 예고했다. 지난해 북한 무인기 침투 이후 군은 윤석열 대통령의 명에 따라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을 꾸준히, 그리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오고 있다는 느낌이다. 항간에는 이미 드론사령부 부지는 확정됐고, 발표만 남았다는 소문도 횡횡하다. 

 

27일 오후 최춘식 국회의원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오늘 국회에서 이보형 합동참모본부 드론작전사령부 창설준비단장(소장, 육군항공사령관)을 만나 창설 준비 중인 드론작전사령부가 ‘구 6군단 사령부’와 ‘육군15항공단’ 부지에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며 6군단 반환 논의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재차 밝혔다.

 

그런데 최 의원은 드론사령부 창설 준비단장의 말을 전하며 "현재 여러 후보지가 거론되고 있는데, 설운동의 '옛 6공병여단'도 후보지의 하나로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드론사령부는 드론에 관해  ‘행정 지휘 및 통제’를 담당하는 부대로 드론 등의 비행체를 직접 운용하는 부대가 아니"라며 "이것은 이 사령부가 들어서더라도 주민들의 재산권을 제한하거나 소음 또는 고도제한 등의 문제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덧붙였다.

 

최 의원에 의하면 6군단 부지와 육군5항공단 부지에 드론사령부는 절대 들어오지 않지만, 6공병여단 부지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야기인 셈이다.

 

아무도 원하는 일은 아니지만 만약 드론사령부가 설운동 옛 6공병여단 부지에서 창설을 한다면 이것은 포천시의 재앙이나 다름없다. 포천시는 지난 70여 년을 6군단과 육군 15항공단으로 인해 허리가 두 쪽으로 부러진 채 제대로 발전을 하지 못 했다.

 

이제 70여 년 만에 6군단 부지를 반환을 받으려는 이때에 포천, 그것도 6군단보다 더 도심 쪽인 설운동 한 가운데에서 드론사령부 창설한다는 것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다. 서울로 치면 명동 한복판에 미사일부대를 배치한다는 것과 같은 일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소식을 들은 포천시민들이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 기자에게는 '드론사령부 포천 창설'보다 더욱 불가사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