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천금매골(千金買骨), 백골을 천금을 주고 사다

본지 에디터

"아이를 낳도록 하는 출산 정책도 중요하지만,

있는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서

잘 키우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시에서 그룹홈을 한 두개 만 더 만들어도

우리 시의 청소년들을

시가 돌보는 충분한 효과가 날 것

 

 

 

천금매골(千金買骨)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말 그대로 번역하면 '백골을 천금을 주고 산다'는 뜻이다. 

 

중국 전국시대 연나라 소왕이 정치와 전쟁에 실패한 전대 왕 쾌왕 때문에 피폐해진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 널리 인재를 구했다. 하지만 망해가는 나라에 인재들이 올리 없었다. 인재를 구할 수 없자 태자시절 자신을 가르친 곽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어찌하면 인재를 구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묻자 곽외가 소왕에게 들려 준 이야기가 천금매골(千金買骨)이다. 

 

“신이 듣기로 옛날 한 왕이 있었는데 천금을 들여 천리마를 구하려 했습니다만, 3년이 되도록 구하지 못하였다고 합니다. 그때 시종 하나가 왕에게 구해오겠다고 하자, 왕은 그를 보냈습니다. 석 달 후에 천리마를 구하여 왔으나 말은 이미 죽었고, 그 머리를 5백금에 사서 돌아와 왕에게 보고하였습니다. 왕은 크게 노하여 꾸짖었습니다. ‘내가 구하는 것은 살아있는 말인데, 어찌 죽은 말을 사고 게다가 5백금이나 썼느냐?’ 시종이 대답했습니다. ‘죽은 말도 5백금으로 샀다면, 하물며 살아 있는 말이라면 어떠하겠습니까?' 천하가 반드시 왕께서 말을 능히 사실 분이라 여길 것이니, 말들이 이제 모여들 것입니다.' 그러고 나서 그 해가 지나지 않아 천리마를 3필이나 구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왕께서 참으로 선비들이 찾아오게 하고 싶으시면, 저 곽외를 섬기는 것부터 시작하십시오. 저 같은 사람이 섬김을 받는다면 하물며 저보다 어진 사람들은 어떻겠습니까? 그들이 어찌 천리를 멀다 하겠습니까?”라고 했다.

 

이에 소왕은 곽외 선생을 위해 궁을 짓고 그를 스승으로 삼았더니, 악의(樂毅)가 위(魏)나라에서 오고, 추연(鄒衍)이 제(齊)나라에서 오고, 극신(劇辛)이 조(趙)나라에서 오는 등 선비들이 앞다투어 연나라로 몰려들었다고 하는 이야기이다. 중국 역사서 중 하나인 전국책에 있는 이야기이다.

 

여러가지 해석을 할 수 있고, 다양한 사건에서 인용할 수 있는 옛 이야기지만, 기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아이를 낳도록 하는 출산 정책도 중요하지만, 있는 아이들을 최선을 다해서 잘 키우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포천시가 한 명의 청소년을 귀하게 여기고 잘 키우려는 노력이 있는 매력있는 도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지난 5대 포천시의회에서 '청소년 쉼터'를 세우기 위한 예산이 여러가지 이유로 전액 삭감된 일이 있다. 이후 이 사업에 관해 담당자에게 물으니, 수요가 많지 않아 다시 시작할 계획이 없다는 답을 들었다.

 

우리 시에는 '청소년 쉼터'가 필요한 청소년이 약 20명 내외가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인근 시도의 쉼터에서 기거하고 있는데, 단기 쉼터의 경우 길어야 6개월 정도를 지낼 수 있다. 그러면 거기서 나와 다른 도시의 쉼터로 또 옮겨 가곤하는 것이다. 이를 소위 메뚜기라고들 한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주변의 시선 때문에 다른 시도에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우리 시 청소년들이 다른 도시에 신세를 지고 있다면 다른 도시의 청소년들도 우리 시에 거주할 시설이 있어야 한다.

 

이에 기자는 여러가지 시설이 필요하고 예산이 많이 드는 '청소년 쉼터'보다는 시가 운영하는 '그룹홈'을 두 세 개 만드는 것이 어떤가 제안해 본다.

 

그룹홈은 임대주택 등에도 설치할 수 있고, 많은 인력과 예산이 없이도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 그룹홈 하나에 최대 7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으니 2~3개만 만들어도 충분히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에는 약140여 개의 그룹 홈이 있는데, 우리 시에도 3개의 민간 그룹홈이 있다. 그런데 그 중 2개가 한 대안학교의 남녀 기숙사 시설로 쓰이고 있어 사실상 1개의 그룹홈 밖에 없는 것이다. 시에서 그룹홈을 한 두개 만 더 만들어도 우리 시의 청소년들을 시가 돌보는 충분한 효과가 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