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신읍동에서

인자무적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인자는 소 한 마리를 보태어 세 아들에게 아버지의 유언보다 더 많이 나누어 주고, 자신이 보탠 소 한 마리를 다시 찾아갔다. 이 기적 같은 놀라운 셈법은 나누고 살 줄 모르는 현대인들의 계산으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계산법이다.

 

인자무적(仁者無敵)은 맹자에 나오는 말로 어진 사람에게는 누구도 대적할 수 없다는 말이다.
 

옛날에 한 노인이 숨을 거두면서 세 아들에게 유언했다. 그의 전 재산은 소 17마리가 전부인데 장남에게는 반을 주고, 둘째 아들에게는 3분의 1을 주고, 막내 아들에게는 9분의 1을 나누어 주고 절대로 죽이지 말고 잘 키우고 살라는 유언이었다. 

 

세 아들은 아버지 장례를 치르고 난 뒤 그의 유언대로 소 17마리를 나누려고 했다. 그런데 세 아들은 아버지의 유언대로 소를 나누기가 곤란했다. 장남의 몫인 절반은 17마리÷2=8.5마리로 8마리 반이니, 잘 키우라는 소 한 마리를 반으로 잘라 죽여야 했다. 또 둘째 아들은 17마리÷3=5.666마리이니 5마리 하고 반이 조금 넘으니 역시 소 한 마리를 죽여야 했다. 마지막으로 막내아들은 17마리÷9 =1.888마리로 역시 소를 한 마리 더 죽이지 않고는 계산 자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세 아들은 마을에서 가장 지혜롭고 어진 사람(仁者)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다. 세 아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인자는 그들이 물려받은 소 17마리에 자기 소 한 마리를 더 보태어 18마리를 만든 다음, 세 아들에게 그의 아버지 유언대로 소를 나누어 주었다.

 

장남의 몫은 절반이니 18마리 중 소 9마리를 받았고, 둘째 아들은 3분의 1인 소 6마리를 가졌다. 마지막으로 막내아들은 9분의 1인 소 2마리를 갖도록 나누어 주었다. 이렇게 해서 세 아들은 맨 처음에 계산했던 것보다 더 나누어 주었는데도 오히려 한 마리가 남았다. (9마리+6마리+2마리=17마리) 그러자 인자는 "남은 한 마리는 원래 주인인 내가 가져가겠네"라고 말하고 자신이 맨 처음 17마리에 보탰던 한 마리 소를 찾아서 유유히 돌아갔다. 
 
세 아들은 인자의 해결법에 무릎을 쳤다. 아버지의 유언대로 한 마리의 소도 죽이지 않았으며, 아버지가 유언한 자기 몫보다 더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인자는 소 한 마리를 보태어 유언보다 더 많이 나누어 주고, 자신이 보탠 소 한 마리를 다시 찾아간 이 기적같은 놀라운 셈법은 나누고 살 줄 모르는 현대인들의 계산으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는 계산법이었다.

 

인자는 자신의 것을 보태어 더 많이 나누어 주었지만, 자신에게도 누구에게도 손해가 전혀 없었고, 세 아들에게는 유언보다 더 많이 나누어 주어서 모두 만족한 이 놀라운 생각은 나눔과 희생정신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방법이었다. 

 

이런 인자는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 인자는 무슨 일이든 현명하게 풀어갈 줄 알기 때문이다. 반대로 인자가 아닌 사람이 정치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불행해진다. 맹자는 오래전에 이미 이런 인자들이 정치를 해야 나라가 바로 선다고 설파했다. 맹자가 살던 2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인자는 무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