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社說]신읍동에서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들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창피하고 부끄럽다. 국회 회기 중 화장실에서 코인 거래를 했다는 어느 국회의원 이야기에는 기가 찰 노릇이다. 스스로 가난한 국회의원이라고 코스프레 하던 그가 몇십 억인지 모르는 코인을 보유하고 있고, 떳떳하다(?)는 그의 해명은 오히려 시민들을 분노하게 한다.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민주당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던 그는 결국 자료 하나 제출하지 않고 '나 몰라라' 탈당하고 도망갔다. 당의 조사위는 구성되자마자 아무 일도 못한 채 해체됐고, 민주당은 '겨우 조국의 강을 건넜더니, 이제 남국의 바다에 빠졌다'고 허탈해 한다. 그가 탈당한 뒤 여론의 뭇매를 맞은 당이 뒤늦게 그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다. 도대체 무엇을 하자는 이야기인지, 창피하고 부끄럽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민주당은 포천가평 지역위원장을 권리당원 경선투표로 뽑기로 했다. 예상대로 박윤국 후보와 이철휘 후보가 경선에 나섰다. 18일 민주당사에서 각 후보는 한 사람이 두 개씩 대표 경력을 적었다. 박윤국 후보는 '전 포천시가평군 지역위원장 직무대행'과 '전 포천시장 3선'을 적었다. 이철휘 후보는 '민주당 국가안보특별위원장'과 '경기교통공사 이사회의장'이란 대표 경력을 적었다. 포천이 배출한 걸출한 정치인답게 두 후보의 경력은 나무랄 데가 없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국회의원 초선에 도전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많다는 것이 시민들의 중론이다. 그 동안 젊은 정치 신인을 키우지 않았으니 어쩔 수 없다지만, 그 책임에서 두 후보는 물론이고 시민들까지 자유롭지 않다. 바이든에 비하면 아직 창창한(?) 나이라고 주장하지만,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 없다. 

 

다만 두 후보는 나이에 걸맞게 원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난 16일 이철휘 출마선언 기자회견장에서 나왔던 질문을 보면, "한때 동지였던 두 사람의 사이가 최악이다", "두 번에 걸쳐 시장 단독 공천했다", "그런 공천 받은 적 없다고 하더라", "작년 6월 은퇴한 사람이 왜 또 나오나", "은퇴한 적 없다. 당직과 국방안보특별위원장 역할을 계속 했다", "작년 사장 선거 때 중앙정치는 하지 않고(국회의원 하지 않는다) 시장만 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 등 한때 동지였던 두 사람의 이런 이야기는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듣는 사람들이 오히려 민망하다. 

 

이번 호에 개성인삼농협이 4년근 인삼을 6년근으로 팔았다는 기사를 썼다. 농협이라는 공식력 있는 이름을 단 조합에서, 농약잔류검사도 하지 않은 삼을 연근증명서도 없이, 그것도 새로 임명된 조합장이 직접 지시해 개성인삼농협 매장에서고객들을 속여서 팔았다는 사실에 시민들은 경악하고 분노했다.

 

조합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200만원 어치 밖에 안 되는 적은 양이다", "지난 7개월 동안 농약을 치지 않은 삼이라서 농약잔류검사를 할 필요가 없었다", "더 큰 문제는 조합 이사회에 거론됐던 이야기를 밖으로 유출한 임원에게 있다", "제가 조합장에 당선되니 저를 흔드는 세력이 있다", "적은 양이니 내가 책임진다"는 등 사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채 엉뚱한 변명으로 일관했다. '농협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단어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고객들에 대한 사과 또한 없었다. 그의 도덕적 불감증이 창피하고 부끄러웠다. 

 

조합장이라는 사람은 우리 사회를 옳은 길로 이끄는 지도자급 인사들이 오르는 자리다. 특히 포천에서는 그렇다. 다른 농협조합장들은 포천을 위해 많은 봉사를 하는 훌륭한 분들이다. 그들이 개성인삼농협처럼 4년근 삼을 6년근으로 속여서 팔아 포천 시민의 지탄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없다. 개성인삼농협은 그리고 조합장은 자신의 행동에 분명한 책임을 져야 한다. 6년근 만을 고집한다는 113년 전통의 개성인삼농협의 명성이 조합장으로 인해 하루 아침에 추락한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창피하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