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운 이천희 시 '당신의 손은 무엇을 꿈꾸는가' 외 2편

포천문인협회 수석부회장 · 면암숭모사업회 부회장

 

 

당신의 손은 무엇을 꿈꾸는가

 

 

손은 한 사람의 역사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아날로그적 열쇠다

엄마의 손과 맞닿으며

처음 세상을 접한다

마지막에는 자신의 손을

어루만지며 생을 마감한다

 

손은 입처럼 요란하지도 않다

항상 묵묵히 조용히

그리고 진솔하게

그 사람의 삶을 담을 뿐이다

그 손에 담겨 있는

소중한 삶의 모습이다

 

 

 

시작과 끝은 어디에

 

 

새벽하늘이 땅을 내려다보며

문을 연다

잿빛 구름 새털 같은 비늘 날개들은

유유히 어디론가 자리를 이동한다

길모퉁이 돌담을 휘어 감고

죽는 사람 살려낸다는 인동초 넝쿨 앞에

잠시 머물러 살그머니 만져본다

 

한 걸음 두 걸음 목적지를

따라 앞을 달리는 자동차도

뚜벅뚜벅 느림보로 걸어가는 이도

먼 훗날 한곳에서 만나게 된다더라

제 각자 갈 곳은 정해져 있으며

나름대로 각자의 분야가 형성되어

지구는 돌아간다

 

우리 내 인생사 삶과 죽음의 길도

표 한 장 끊어서 왔다가 가게 되거늘

어이 그리들 세 치밖에 안 되는

말통을 비우지 못하는가

 

 

 

보훈의 달 유월의 아침

 

 

실록의 향기로 산들바람 불어오는 날

숭고한 희생으로 잠드신

충혼탑 앞에 멈추어 임들을 바라봅니다

순국선열. 호국영령들의 이름 석 자 엄숙함에 고요하고

묵었던 생각에 불 등이 타오르며

한 줄기 바람 소리 묵념을 가리우고

외줄기 햇살 받이 가녀리고 따스해라

 

첩첩 얽힌 이념 추억의 희생으로

가신님들이여

꽃다운 나이에 영문도 모르고

전쟁의 참화로 산화되어 가신 임들이여

 

영혼들이 꽃봉우리에 앉아

햇살 나누고. 한 많은 추억담은 구슬펐던

죽음 외마디 비명행사의 세월

숨 막혔어라

충혼탑 언저리 영혼들 앞에 우두커니 홀로선 채

깊은 호흡 마디마디.

전쟁 상흔의 애끓음이 폐부 깊숙이 졎어든다

그 상처 내 마음의 상처 같아라

 

이제는 우리 하나 되어 받드나니

미움도 설움도 원망도 한 서림도 모두 묻어두고

또한 남은 게 있다면 길고 깊었던 압록강 거센 물결의

역사 속에 씻김굿 하여 흘려보내고

동북아 화해와 상생, 협력과 발

한반도 평화통일에 응답하여 주소서

 

오갈 때 없었던 넋을 위해

오늘 참전의 아픔으로 견뎌오신 고귀하신 유공자

그리고 가족분들을 모시고 떡과 음식을 준비하여

위안잔치 마당으로 임들을 위로하고

술 한 잔에 진혼곡으로 천도하오니

응어리진 마음 풀고 화합의 마음으로

남북통일 씨앗 물고 다시 오기 기원하나니

오직 용서하고 화합하여

평화를 기리는 상생하는 선한 마음으로

산화되어 가신 임들이 두고 가신

소중한 이 땅에 무궁화 꽃피우리다

 

이제는 알았어요

우리에게 오가지 못할 길이 정녕코 없음을

황천 강 가로막고 수미산 높이 막아도

해동이라 조선국 산 높고 물 맑으면

언제고 하나로 만날 수 있음을

 

혼이라도 넋이라도 저희의 목소리 듣고 계시다면

오늘 임들의 숭고하심을 상기하며.

공훈에 보답하고저 남아계신 보훈 복지 어르신들

사랑해효 위안잔치날 태사모봉사회가 큰마음으로 기리나이다

대한민국 만세로 응답하여 주소서

 

 

이천희 李千煕

법명 자운慈澐

●경기도 포천시 가산면 마전3길6

●경기도 포천 출생

●1961년생

●포천문인협회 수석부회장

●한국작가회 시·수필작가

●에세이문예 수필작가

●포천예총 이사

●포천문화원 이사

●면암숭모사업회 부회장

●포천시여성예비군소대장

●화산서원 이사

●옥병서원 이사

●성균관유도회 가산지회 수석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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