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강령'에서 엿 본 보수의 정신

 

기자가 30대 때 세상은 우리 세대를 386 운동권 세대라고 불렀다. 386이라는 것은 30대의 나이를 가진, 80년대에 대학에 들어 간, 학생 운동을 주로한 세대라는 뜻이다. 40대 때는 다시 486으로 변하더니, 기자가 50대 초반 일 때도 586 이라는 말이 항간에 떠돌았다. 기자와 비슷한 시대에 대학에 들어 간 사람들 중에는 학생 운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운동권 세대라는 무리짓기에 속하게 되어 억울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386이니 486이니 또는 운동권이니 하는 말에는 이 세대의 사람들이 대체로 진보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일종의 낙인찍기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러면서 내일 모래 60대가 되면 그때도 686이라고 부를 것인가 하는 실없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보통 청년 때는 도전하고, 나이들면 지금껏 만든 것을 지키려한다고 생각한다. 이 말은 젊을 때는 진보적이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보수적으로 된다라는 말일 것이다. 기자가 젊었을 때는 대체로 통용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나이 또는 세대로 진보적이다 또는 보수적이다 라고 나누는 것은 의미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보수가 무엇인가에 대해 한 동안 고민을 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 고민의 시작점은 현재 실시되고 있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위한 선거 운동 기간 초기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한 발언 때문이다. 그는 "보수가 제 기능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우리 민주당이 보수의 역할까지 해야될 것 같다"라고 말 한 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중에, 지난 5월 8일 대한노인회 포천시지회(지회장 이주석)에서 주최한 어버이날 기념식에서 식순으로 '노인강령'을 낭독하는 시간이 있었다. 노인회가 행사를 주최할 때마다 식순으로 '노인강령'이 들어간다. 그 동안은 노인회의 행사를 취재하면서 으레있는 순서라고 생각하고 귀 기울여 듣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날은 보수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러면 나는 보수인가? 아니면 다른 이들의 무리짓기에 따라 진보인가? 등등을 고민하던 시기였기에, 뒷통수를 크게 한 대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즉, 고민하고 있던 문제의 답을 찾은 듯 했기 때문이다.

 

길지 않으므로 노인강령 전문을 소개하고 이야기를 이어가보려 한다.

 

노인 강령

 

우리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항상 젊은이들에게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지니는 동시에 지난날 우리가 체험한 고귀한 경험, 업적, 그리고 민족의 얼을 후손에게 계승할 전수자로서의 사명을 자각하며 아래 사항의 실천을 위하여 다함께 노력한다.

 

하나, 우리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존경받는 노인이 되도록 노력한다.

 

하나, 우리는 경로효친의 윤리관과 전통적 가족제도가 유지 발전되도록 힘쓴다.

 

하나, 우리는 청소년을 선도하고 젊은 세대에 봉사하며 사회정의 구현에 앞장선다.

 

이 강령을 듣는 순간  '그래 이게 어른이지! 이렇게 해야 존경받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이런 것들이 보수의 정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인 강령에서 '우리'를 '보수'로 고치고, 연령을 나타내는 단어들을 대한민국 또는 우리 국민 정도로만 고치면, '보수 강령'이라 해도 좋을 정도였다. 그래서 몇 가지 단어와 문맥에 맞지 않는 단어를 고쳐 새롭게 나만의 보수 강령을 만들어 보았다.

 

보수 강령

 

보수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항상 모든 국민들에게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지니는 동시에, 지난날 보수가 체험한 고귀한 경험, 업적, 그리고 민족의 얼을 국민들에게 계승할 전수자로서의 사명을 자각하며 아래 사항의 실천을 위하여 다함께 노력한다.

 

하나, 보수는 가정이나 사회에서 존경받는 시민이 되도록 노력한다.

 

하나, 보수는 민주주의의 윤리관과 대한민국이 유지 발전되도록 힘쓴다.

 

하나, 보수는 뜻이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국가와 지역 사회에 봉사하며 사회정의 구현에 앞장선다.

 

만약, 어떤 세력이나 당이나 사람들이, 이렇게 만든 강령에 비슷하게 노력하고, 실천하고, 앞장선다면 나는 기꺼이 그들과 뜻이 같음을 말 할 수 있다.

 

즉, 이렇게 올바른 정신으로, 똑바르게 노력하고, 그래서 그  생각을 위해 앞장서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보수라고 한다면,

 

"그렇다 나는 보수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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