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박선영의 시 '가위' 외 2편

한국문인협회 포천지부 회원

 

 

 

가위

 

아들 낳은 며느리는 아랫목

딸만 낳은 며느리는 다섯째

뱃속에 넣고도 윗목 신세

 

산달 진통 때도

딸만 낳는다고

금줄까지 걷어 재낀 남편이라

 

설움을 헤진 금침 속에 밀어 넣고

살 찢긴 산통 후 나온 아이

솟은 오줌발에 더운 눈물 삼키고

 

엄마 품이 다인 돌 지난 딸 아이

머리 맡에 가위 달라 하니

두 살짜리 손에 무거운 가위 들었다 놨다

 

터 잘 판 넘대대한

이 아이 엄마랑 놀잖다

 

씨앗 서러움 사라지던 날

집에서 키운 장 닭 목 비트는 소리

고추밭이 소란스러워단다

 

 

 

체중계

 

도대체

변하지 않는 너

 

그 많은 삶의 무게를

견디면서도

 

첨 만날 때와

어쩜 똑 같으니

 

새로운 널 보기 위해

매일 아침이면

 

너에게 다가가는 나

 

오늘도

한결같은 모습으로

 

나를 맞이하는구나

 

 

밤꽃 향기가 나면

 

유월의 더운 입김으로

밤꽃향기가 터지면

 

밑바닥에 서성이는

붉은 낯가림에

 

마음속에 일렁거린

잔물결이 밀려온다

 

슬며시 실눈을 뜨고

배꼽 아래 숨겨놓은

 

뜨거운 비밀을

떨어 놓고 싶다.

 

 

박선영. 호 초연(草然)

포천 소흘읍 거주

현)인지책놀이교육사

2018년 대한문학세계 시부문 신인상

2018년 대한문학세계문예지 시 등단

2022년 포천사랑백일장대회 운문부분 장려상

2023년 반월제 백일장 대회 시 부분 우수상

(사)한국문인협회 포천지부 정회원

포천문예대학 시. 수필. 소설 수료

2022~2025년 한국예총 시화 다수 전시

2019~2024년 포천문학전집 시, 수필 다수 수록

포천소식지 시 게재

 

 

 

 

 

 

 

 

 

 

 

 

 

 

 

 

 

저작권자 ©포천좋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포천좋은신문 | 주소 : 경기 포천시 포천로 1618, 2층(신읍동) 발행인 : 김승태 | 편집인 : 김승태 | 전화번호 : 010-3750-0077 | 이메일 : pcgoodnews@daum.net | 등록번호 : 경기,아52593 | 등록일 : 2020.07.02 저작권자 ©포천좋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