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천문화대 총동문회의 사퇴 요구, 시민 1만 명 퇴진 서명 운동 시작, 전국 문화원으로부터 부적절하다는 의견 확산, 원로 포천문화원장들의 용퇴 권유 등... 박 당선인의 결단이 절실한 시점이다.
포천문화원장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지난달 7월 9일 포천문화원장 선거에서 상대 후보에게 1표 차이로 당선된 박찬억 당선자는 오는 8월 18일 취임식을 한다. 포천문화원의 원래 계획대로라면 전임과 신임 문화원장의 이취임식은 같은 날 내외 귀빈을 문화원에 초청해 많은 시민의 축복 속에 함께 치르려고 했다.
그런데 지난 7월 말 포천문화대 총동문회는 박 당선인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여성 시민단체도 박 당선인의 사퇴 촉구에 합세했다. 박 당선인의 22년 전 과거사가 한 언론을 통해 밝혀지면서 포천문화원장에 당선된 그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신문에는 박 당선인이 공무원 재적시 기혼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 그의 가정과 삶을 망가뜨렸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피해를 보았다는 여성은 7월 29일 포천문화원 앞 시위 현장에 나와 박찬억 당선인이 비도덕적이었다며 과거사 내용을 낱낱이 밝혔다. 그는 높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이 필수적인 포천문화원장으로서는 아무리 과거의 일이지만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흠결을 저질렀으니, 자격이 없다고 절규했다.
이런 와중에 며칠 전 박 당선인이 포천문화원 사무국장에게 한 통의 이메일을 보내 이종훈 문화원장의 이임식과 함께 치르기로 했던 본인의 취임식을 따로 치르겠다고 통보해 왔다. 그는 이메일에서 자신이 당선 직후 임명한 임원들과 몇몇 필요한 분만 초대해서 간소하게 취임식을 치르겠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이 반대하는 취임식을 변칙적으로라도 강행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문화원장 당선자의 일방적 통보였다. 이임하는 이종훈 원장과 사전에 한마디 상의도 없었다. 이는 퇴임하는 전임 문화원장이나 고령의 선배에 대해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않은 것이다. 이취임식이라는 중대사를 결정하면서 직접 만나서 이야기는 못 할지라도, 전화 한 통이라도 했으면 이종훈 원장이 이토록 섭섭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결국 문화원 사무국은 현 이종훈 문화원장의 이임식을 8월 13일로 다시 정해야만 했다.
이종훈 원장은 "본인이 부족한 탓에 퇴임 말에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터져 포천 시민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최근 포천의 신임 문화원장 선출이 '부적절했다'라는 이야기가 포천은 물론이고, 경기도 31개 문화원과 전국 모든 문화원에까지 소문이 확산해 가고 있어 고개를 들지 못하고 다닐 지경"이라며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전국 문화원장 대표인 김대진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은 엊그제 이 원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아니, 포천같이 도덕성이 높은 곳에서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포천 문화계 원로들께서 빨리 나서서 당선인을 퇴임시켜야 하지 않겠느냐"며 통탄했다고 한다. 또 김용규 경기도문화원연합회 회장은 "이 원장님께서 이른 시일 안에 합리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길 바란다. 당선인을 제가 아는 분이라면 직접 전화해 사퇴를 종용하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어 안타깝다"라고도 했다.
이종훈 문화원장은 11일 이만구 전 문화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문제에 대해 상의했고, 조만간 전 양윤택 문화원장까지 세 분의 문화원 원로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태 해결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세 분의 원로는 박찬억 당선인이 문화원장으로 취임하더라도 대내외적으로 '문화원장의 임무 수행이 힘든 상태'라고 의견을 모았고, 박 당선인을 만나 대의를 위해 과감한 용퇴를 권유하기로 했다.
이종훈 원장은 "현재 박 당선인의 부도덕한 과거 일이 전국적으로 확산이 된 상태에서는 포천문화원장으로서 도저히 그 직을 수행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 당선인은 큰마음으로 용퇴하고 새로운 사람을 선택하는 게 맞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포천문화원장 당선인 저지 시민운동' 본부는 포천 시민들을 대상으로 '박 당선인 퇴진 1만 명 서명 운동'을 시작하고 있는데, 많은 시민이 이 서명에 동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박찬억 당선인은 지난 7월 29일 포천문화원 앞에서의 시위를 주도한 포천문화원장 선거관리위원장이었던 A 씨와 이날 연단에 올라 당선인을 규탄했던 여성 B 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경기도 북부경찰청에 고소한 상태다. 박 당선인은 이 사건은 22년 전에 개인 간의 합의가 이루어졌고, 형사처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라며 자신의 문화원장 취임은 아무런 법적 하자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다수의 포천 시민은 "포천문화원장이라는 자리는 단순히 법적으로 죄가 없다고 용서되는 자리가 아니다. 포천의 정신을 대변하고 이끄는 포천의 어른으로서의 도덕성이 더욱 중요한 자리"라며, "더구나 전국적으로 당선인의 비도덕적인 행태가 알려진 지금은 당선인의 결단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