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석완 칼럼]

한직과 요직

시민에게 가까이 있는 공무원의 활동이 승진의 경로에 있는 자리, 즉 요직이라는 인식이 퍼지도록 하는 조치나 장치가 필요하다.

 

제9대 동시지방선거에서 백영현 시장의 재선이 확정된 이후인 지난 6월 하순, 포천시 관가에는 7월 1일자로 승진공무원과 보직 이동 공무원에 대한 인사 명령이 발표되었다. 예상되었던 조직 개편이 완료되기에는 시간이 조금 필요하기에, 조직 개편이후의 인사를 위한 승진 등이 있기도 했지만, 결국은 대거 은퇴하는 과장과 국장의 후임을 결정하고, 그들과 함께할 팀장급 및 주무관들의 인사이동이었다.

 

이후, 인사와 관련되어 겪었던 에피소드 덕분에 '요직'과 '한직'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한 지인과 저녁을 먹다 나눈 대화이다. 그는 포천시의 여러 봉사 단체에서 활발히 봉사를 하는 사람인데, 당시 그 인사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였다. 그 불만의 내용은 자기들과 호흡이 잘 맞는 공무원을 다른 자리로 옮겼다는 내용이다. 여기까지는 함께 일하던 정들었던 공무원이 다른 자리로 가게된 아쉬움에 하는 약간의 투덜거림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나는 공무원도 여러가지 자리에서 많은 경험을 해야 성장하지 않겠느냐는 투로 대답을 했고, 그도 이에 수긍하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공무원들은 옮겨간 자리를 한직으로 여기고 있더라'라는 말을 했다. 여기에 나는 '공무원의 보직에 한직이 어디있고, 요직이 어디있느냐'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하지만, 고민은 남았다.

 

그래서 한직과 요직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사전은 다음과 같이 대답해주었다.

 

한직은 "직무가 한가하고 사회적·조직적 영향력이 낮은 자리이다. 책임과 권한이 적어 심리적 부담은 덜하지만, 승진이나 출세 경로에서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 요직에 있던 사람이 한직으로 밀려나는 것을 좌천이라고 부른다"라고 했다.

 

요직은 "조직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핵심이 되는 중요한 자리이다. 막강한 권한과 책임을 가지며, 조직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주로 승진 필수 코스로 여겨진다. 요직 중에서도 실질적인 권력과 영향력을 강하게 행사하는 인물이나 자리를 실세라고 한다"라고 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그 공무원이 옮겨간 자리는 한직의 사전적 정의와는 좀 다른 곳이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직무가 한가하지 않다. 오히려 일이 많고 바쁘며, 책임과 권한도 막강하며, 시민들과 직접적으로 대면하며 민원도 많은 곳이다.

 

따라서, 나는 그 공무원이 일을 잘하는 유능한 사람이어서, 바쁘고 민감하게 시민의 뜻을 잘 해결하라는 뜻으로 그 자리에 보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자리를 공무원들은 한직으로 보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들은 것이다. 즉, 좌천당했다고 여기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할 때, 그 자리가 한직의 사전적 정의에 맞는 것은 '승진이나 출세 경로에서 멀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승진이나 출세 '경로'라는 말이다. 공무원들은 인사철이 되면 상당히 예민해 진다. 

 

이쯤에서 일반 기업과 공무원 사회의 다른 점이 나타난다. 

 

일반 기업은 요직과 한직이 사전적 정의와 거의 부합한 경우가 많다. 요직에 있는 사람에게는 금전적 보상과 명예적 보상이 충분히 따라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무원 사회는 특수한 면이 있다. 어떤 자리에서 일을 잘하거나, 못 하더라도 금전적 보상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같은 직급의 같은 호봉의 공무원은 같은 급여를 받는 것이다.

 

지자체의 장이 공무원에게 어떤 금전적 보상을 주는 방법은 승진시키는 것 이외에는 거의 없다. 따라서 공무원에게 한직은 승진 경로에서 먼 곳이고, 요직은 승진 경로에서 가까운 곳이다.

 

공무원에게 요직은 지자체장, 즉 시장에게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자리이고, 한직은 시장에게서 멀리 있는 자리로 여기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바꾸어 말하면 시민에게 멀리 있는 곳이 요직이고, 시민에게 가까이 있는 곳이 한직으로 여겨진다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따라서 시장에게서 물리적 거리가 멀고, 오히려 시민에게 가까이 있는 공무원이 그 자리를 한직으로 여기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시민에게 가까이 있는 공무원의 활동이 자주 보고되고, 알려져서 승진의 경로에 있는 자리, 즉 요직이라는 인식이 퍼지도록 하는 조치나 장치가 필요하다.

 

[ 포천좋은신문 문석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