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한 인사는 단순히 직원 간의
불만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시민이 신뢰하는 행정의 출발점으로 봐야
포천시 인사 행정이 지난 11월 팀장급 정기 보직 인사 발령 내용으로 인사 불신이 정점에 다다랐다. 무원칙한 인사로 이전부터 잠복해 왔던 사무관 보직 인사 등으로 쌓인 불만에 기름을 부었다는 공직 내부의 평가가 나오면서 뒷말이 무성한 게 사실이다.
시 인사의 문제점을 살펴보자. 첫 번째, 인사의 투명성 부족이 꼽힌다. 인사 기준과 과정이 직원에게 명확히 공개되지 않고, 승진·보직 인사가 내·외부 인맥 또는 시장의 정치적 고려에 좌우된다는 기본적이며 실제적인 불신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승진을 원하면 사업 보고서 제출하라는 시장의 말을 한 귀로 한 귀로 흘리는 이유이다.
두 번째는 성과 중심 인사 문화 부재이다. 근무 실적, 능력보다 근속연한이나 지연, 인맥이 인사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부 평가이다. 열심히 일해도 보상이 없고, 일 안 해도 넘어가는 공정성 없는 조직의 사기 저하 현상이 퍼져있다는 점이다. 능력 부족의 팀장급 인사 주요 보직 발령 등이다.
세 번째는 현장형 리더쉽 부족이다. 일부 간부 공무원은 주민 접점보다 실적 위주의 평가에 치중해, 시민 민원, 현장 대응 및 조치보다는 시장의 취사에 따른 보고 내용 중심의 문화가 굳어져 있다는 주민 지적을 유의미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네 번째는 전문성 인사 양성과 배치가 미흡한 점이다. 특정 분야 전문 공무원이 지속적으로 그 분야에서 일하게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분야 전문가로 양성해야 하는데 원칙 없이 부서 이동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근래 팀장급 인사에서 일에 익숙할 만한 즈음에 1년도 안 된 팀장을 조직의 소모품으로 느끼게 하는 순환 배치의 인사 등이다.
이에 대한 개선 방안으로 인사 공정성 강화, 전문직 트랙제 도입과 핵심 인재 양성, 성과 기반 인사 시스템 구축, 간부 공무원 리더쉽 및 교육 강화, MZ 세대와 소통으로 조직문화 혁신을 해야 한다.
지역사회와 공직 내부에서 토로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인사 팀장, 과장, 국장, 부시장, 시장은 귀담아들어야 한다. 시청의 한 직원은 "포천시 인사와 관련해서 무원칙에 부당 인사 문제를 제기하는 직원들이 일부 있다. 인사 문제 외에도 상급자의 갑질, 업무 관계 등 여러 문제를 호소하는 직원이 있는데도 관련 부서가 해결에 미온적이라 공개적으로 언급하기 힘든 환경"이라고 언급했다.
항간에서는 포천시 공무원 조직 내에 단순한 친분을 넘어 서로 간 성장과 기대에 영향을 주고받는 이너서클(또는 핵심 네트워크)이 있다고 아웃 사이더 공무원들은 말한다. 핵심 팀장이 직원, 팀장급 인사와 관련해 원칙 무시로 자기 사람만 챙긴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 공무원 사기가 땅에 떨어진 지 오래여서 회복하기 어려운 빈사 상태라는 지적이다.
사실상 제도를 고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인사 평가의 불신은 단순히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운영 방식과 평가자의 역량 부족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따라서 제도 개선과 함께 평가자 교육을 병행할 때만 실질적인 신뢰 회복이 그나마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한 인사는 단순히 직원 간의 불만을 줄이는 문제가 아니라, 시민이 신뢰하는 행정의 출발점이다. 시는 내부 관행을 탈피해 투명하고 전문적인 인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시민도 시의 인사 행정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쓴소리를 아끼지 않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