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우리 아이들, 안녕할까요?

김우석 ·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 부위원장, 前 경기도의원

 

우리 아이들이 꿈꾸는 직업 1위가

'유튜버'인 시대,

학생들의 꿈을 응원하고 격려해주고

도전하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교육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한다

 

 

 

여러분들은 우리 아이들 학교생활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아이들이 매일 안녕할까요? 저는 74년도에 태어났습니다. 81년도에 초등학교에 들어갔습니다. 40여 년 전 아주 옛날이야기입니다. 옛날이야기 하면 꼰대라고 놀림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옛 기억을 떠올려봅니다. 같은 반 친구들 네다섯이 모여 건물 계단에 모여 연필과 공책을 꺼내놓고 선생님께서 내주신 숙제를 했습니다. 숙제를 최대한 빨리 끝내고 동네 뒷산으로 뛰어가 마른 가지를 꺾어 칼싸움도 했습니다. 온 동네가 놀이터였습니다. 그냥 좋았습니다. 행복했습니다. 냇가에서 수영도하고 낚시도 했었습니다. 겨울이면 얼음배도 타고 나뭇가지를 스틱삼아 아이스하키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아니 좀 그럴싸하게 꾸며 말하면 자연과 함께 오감놀이를 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같은 세대라면 충분히 공감하시리라 생각합니다.

 

김누리 교수의 《우리의 불행은 당연하지 않습니다》라는 책을 보면서 잊고 있었던 지금의 대한민국 교육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의 공교육은 정상일까? 지금의 교육제도는 아이들의 행복을 책임지고 있나? 등 많은 의문점이 있습니다. 이탈리아 철학자 프랑코 베라르디(Franco Bifo Berardi)는 《죽음의 스펙터클》에서 한국 사회를 진단했습니다. 끝없는 경쟁, 극단적 개인주의, 일상의 사막화, 생활 리듬의 초가속화의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이런 대한민국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우리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대한민국에서!

 

경쟁을 넘어 공유의 행복을, 극단적 개인주의를 넘어 따뜻한 공동체주의를, 일상의 사막화가 아닌 내 삶의 풍요로움을, 생활의 초가속화가 아닌 아날로그 향수가 느껴지는 느긋함은 불가능할까? 궁금했습니다. 적어도 지금 대한민국은 어려워 보입니다. 이런 삶이 비정상적이라고 말하면서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는 것이 정상적인 사회일까? 우리나라의 입시교육에서 유명하신 전문가가 한 말이 기억납니다. “행복해지고 싶으면 당장 대한민국을 떠나라!”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을 떠나야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대한민국에서는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뉴스에서 ‘영재학교’, ‘과학고’, ‘특목고’, ‘외국어고’, ‘선행학습’, ‘대치동’, ‘사교육’, ‘스카이(SKY :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일타강사’, ‘입시지옥’, ‘스카이 캐슬’, ‘더 글로리’, ‘학교폭력’, ‘부의 대물림’, ‘가난한 아빠, 부자 아빠’, ‘인구감소’, ‘합계출산률 OECD 꼴찌’, ‘독신, 비혼’, ‘자살률 1위’, ‘노후빈곤’, ‘인구절벽’ 등 온갖 부정적 표현이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받아들이는 부정적 표현은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런 대한민국에서 우리 아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이대로 괜찮을까요?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물려주어야 할까요?

 

지금 대한민국 교육의 종착지는 좋은 대학 같습니다.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아이들은 자신의 행복을 뒤로하고 학교에서, 학원에서 책상 앞에 앉아 모든 것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 등 떠밀려서 아닐까요?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언제가 행복하니? 친구들과 놀 때요!”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면서 행복하면 좋은 대학 가기 어렵습니다. 지금도 연말이 되면 고등학교 교문 앞에, 동네 시골 마을 입구에 자랑스럽게 붙어 있는 현수막을 봅니다. “00회 졸업생 000 서울대 합격!”, “000 아들 000 서울대 합격!” 대한민국의 수제들이 가는 학교이니까요. 자랑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서울대 합격 아니면 자랑스럽지 못한 건가요?

 

세계에서 가장 큰 기업들이 입사지원자에게 묻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어느 대학을 나왔는지가 아닙니다. 무엇을 할 수 있느냐? 입니다. 여러분들이 다 알만한 마이크로소프트의‘빌 게이츠’, 페이스북의 ‘마크 주커버그’, 테슬라 ‘일론 머스크’, 애플의 ‘스티브 잡스’는 대한민국에서는 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중퇴 경험이 있는 부적응자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세상을 향해 끝없이 도전했고 그들의 노력의 성과는 전 세계인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신이 잘 하는 것을 하며 도전하고 있습니다.

 

취업준비생이 ‘G무비’라는 채널을 개설해 유튜브를 시작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를 주제로 한 채널입니다. 구독자가 수백만 명입니다. 유튜브를 통해 경제적 안정을 찾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웹툰은 옛날말로 치자면 만화이고 웹툰 작가는 그림쟁이 만화가입니다. 세계를 향해 도전하고 경쟁하고 있습니다. K-콘텐츠의 보고일 수도 있습니다. 코딩을 공부해 게임도 만들어냅니다. 글을 잘 쓰는 학생들을 자신의 글을 자랑합니다. 노래나 악기를 잘하는 친구들은 온라인 콘텐츠를 제작해 유포합니다. 우리의 아이들은 세계인과 소통합니다.

 

요즘 아이들에게 꿈이 뭐냐고 물으면 ‘대통령, 의사, 검사, 판사, 변호사’라고 하는 아이들이 많지 않다고 합니다. 사회에 존재하는 모든 직업은 중요하고 존중받아야 합니다. 모든 직업은 누군가에게는 반드시 도움이 됩니다. 요즘 아이들은 각자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국가의 교육 시스템은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그리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교육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많은 시도들이 진행 중이지만 걸음마 단계입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 시스템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시험 점수로 줄 세우기 하는 교육 시스템은 흔히 말하는 ‘경쟁력’이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산업화 시대의 획일적 일꾼을 양성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개인의 행복이 중요한, 그래서 기본적인 인간다운 삶을 보장해야하는 복지 국가 시대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이 꿈꾸는 직업 1위가 ‘유튜버’인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김우석 프로필
전 국회 선임비서관
전 포천석탄발전소 반대 시민모임 ‘공존’ 공동대표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
전 제10대 경기도의회 의원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접경지 균형발전 공동연구위원회 전문위원
전 경기도의회 포스트코로나Post-COVID 정책자문위원회 위원장
현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