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포천의 누름돌'...굿모닝뉴스 대표기자 김병용

포천좋은신문이 만난 사람 | 지난해 말 '2022 공드린뉴스가 시상하는 언론인 대상 수상

▲굿모닝뉴스의 김병용 기자는 포천의 어는 취재현장에서나 항상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만큼 포천에서 가장 부지런하게 발로 뛰는 기자다. 그의 사진 또한 여느 매체에서 보기 힘들 정도로 수준 높은 작품이 대부분이다. 

 

‘비판기사’만 골라 쓰는 기자가 더러 있긴 해도 지역주민들이 꼭 알아야 할 생활 속의 정보까지 파고드는 기자를 만나기란 여전히 어려운 게 현실이다. 때깔도 나지 않을뿐더러 자칫 홍보지나 계도지로 몰리지나 않으면 다행인 이른바 ‘인터넷 전성시대’ 아닌가.

 

포천에서 열리는 행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이가 있다. 그래서 "포천의 일주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하다면 굿모닝뉴스를 보라"는 말까지 나온다. 포천에서 아니 전국에서 인터넷신문을 최초로 시작한 창간 멤버 중 한 명이 굿모닝뉴스 김병용 기자다.

 

후배기자의 눈에도 그의 기사는 단연 돋보였다. 기사는 깔끔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고, 보도사진은 작품사진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기자가 그를 처음 만난(사실 말문을 튼)건 약 8년 전인 2016년 5월 어느날이었다. 당시 지역지 기자로 시청이나 기자실에 출입하면 선배기자들이 "야~! 인터넷, 너희들은 여기 오면 안 돼"라고 무시당하던 시절이었다. 싸늘한 눈빛 하나, 스쳐가는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받던 시절에 김병용 선배는 후배기자에게 "밥은 먹었냐, 커피 한잔 줄까?"라며 따뜻하게 챙겨주곤 했다. 그의 말 한마디는 후배에게 기를 불어넣었다.

 

사실, 그도 인터넷신문 기자였다. 하지만 경력 40년차인 그가 다른 지방지 기자들에게 무시당할 일은 없었다. 그러나 당장 돈으로 연결되지 않는 인터넷신문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다른 회사의 관련 분야 일을 도와주거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근근이 이어가야 했다. 가시밭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도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나도 신기하다"라며 웃었다.

 

"사업하다 한 번 실패를 하면서 많은 걸 깨달았어요. 하고 싶은 걸 해야지, 하고 싶지 않은 걸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게 아니구나 하는…" 그는 1957년생이니 올해 66세, 환갑은 일찌감치 넘어선 나이다. 한때는 남부럽지 않게 돈을 만져보기도 했지만, 사업실패로 허상이라는 걸 체험했단다.

 

그러다 시작한 언론활동이 40년 넘게 이어졌고, 이제는 기자실에서 즐거운 얘깃거리를 남긴다. '약방의 감초'처럼 보이던 그가 어쩌다 한번 가는 기자실에 없으면 늘 섭섭한 마음이다.

 

그가 걸어온 삶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면, 언론에 몸담게 된 게 마냥 느닷없는 일은 아니었다. 어쩌면 ‘본업’으로 돌아왔다 할 수도 있다. 이제 그는 "하고 싶은 일을 하니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김 기자의 관심은 좀 유별나 보인다. 운천이 고향이란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포천시의 여러 문제에는 오지랖 넓고 집요하게 나선다.

 

김병용 기자는 포천시라는 공동체 안에서 속해 있는 사람은 누구나 특별하고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주민 누구라도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1일 새해 첫날부터 소흘읍 소재 라다 크리슈나(힌두교) 사원(소흘읍 아랫용상2길 17-19)에서 열리는 푸자(예배)를 찾아 취재했다. 그 기사에 따르면 "힌두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이자 특정한 창시자 없이 서서히 형성된 자연 종교이며,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신교적 일신교"라는 것. 또 포천시가 한국 힌두교의 거점이 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그의 관심은 다방면에 이른다.

 

▲지난해 말 '2022 공드린뉴스가 시상하는 언론인 대상'을 수상한 김병용 기자. 후배들을 따뜻하게 잘 챙기는 맏형 기자로 존경을 받고 있다. 

 

언젠가 내가 "선배는 왜 비판기사는 쓰지 않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하지만 그는 후배기자가 까다로운 질문을 던져도 즉석에서 답을 내놓는다. 후배기자에게는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차분하게 지속적으로 대처했으면 좋겠다"라고 충고한다. 포천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언론의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선출되지 않은 권력, ‘언론’이 문제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라며 언론의 폐해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한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기사를 쓰자면 이웃의 고통을 생각하게 되고, 이는 순기능 내용으로 이어진다"는 것. 40년 경력의 기자가 이런 생각을 갖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김병용 기자는 마을 주민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소통을 통해 문제를 같이 고민하려 한다. 그래서 그는 "당장은 껄끄러울지 몰라도 결국 그런 과정을 통해 구독자인 시민들로부터 진정한 신뢰를 얻을 수 있다"라고 말한다.

 

그런 그가 2022 공드린뉴스가 시상하는 언론인 대상을 수상했다. 김병용 기자는 "지역언론인으로 40년을 활동하면서 이 언론대상을 받게 될 줄 생각도 못 했는데, 상을 받게 되어 무척 기쁘다"면서 "내년에 더 발전하는 공드린뉴스를 기대하면서 함께 지역언론 발전을 위해 맡은 바 책임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병용 기자는 포천의 '누름돌'이다. 어릴 적 어머니가 냇가에 나가면 누름돌을 한 개씩 주워 오던 기억이 떠오른다. 누름돌은 반들반들 잘 깎인 돌로, 동치미나 김치가 수북한 독 위에 올려놓으면 그 무게로 숨을 죽여 김치 맛이 나게 해주는 그런 돌이다.

 

처음엔 그 용도를 알지 못했지만, 나중에는 어머니를 위해 종종 비슷한 모양의 돌들을 주어다 드렸다. 생각해 보니 옛 어른들은 누름돌 하나씩은 품고 사셨던 것 같다. 누가 가르쳐 주지도 않았을 텐데 자신을 누르고, 희생과 사랑으로 그 아픈 시절을 견디어 냈으리라 생각된다.

 

요즘은 내게도 그런 누름돌이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싸늘한 눈빛 하나, 스쳐가는 말 한마디에도 쉽게 상처받고, 주제넘게 욕심내다 깨어진 감정들을 지그시 눌러주는 그런 돌 하나 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