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이 낳은 세계적 조각가 김광우 선생의 유작전이 26일부터 열린다. 김 작가는 올해 3월 21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조각가 김광우(1941~2021)가 혼신의 힘을 다해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백영수미술관이 2021년 지역작가 소개전으로 마련한 <김광우 - 물길 따라 바람타고 흙으로 가는 길> 전이다.
26일부터 백영수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삶의 마지막까지 예술에 대한 열정으로 불태운 20여점의 평면작업과 입체작업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원래 그의 최근작을 선보이기 위해 작년에 기획했던 전시인데 그의 유작전이 되어 열리게 되었다.
▲귀족의 고독. 모래 65×75×110cm 2013년 작품.
향년 80세, 그는 지난 3월 30일 지병으로 입원 중이던 병원에서 별세했다. 김 조각가는 최근 병세가 악화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조각가는 1941년 3월 18일 포천시 창수면 주원리에서 태어나 포천에서 중ㆍ고교를 거쳐 홍익대 미대를 나와 서울 진명여고에서 미술교사를 역임했다. 김 조각가는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창원대 교수와 부산 동아대 교수, 예술대학장을 역임하는 등 27년간 교수로 활동했다.
김 조각가는 국내 작가와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는 조각가로 널리 알려졌으며, 미국 초대전에서 뉴욕타임스가 극찬을 아끼지 않을 만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았다. 김 조각가는 197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50여 회의 국내외 초대전과 2005년 대통령 표창과 2006년 홍조근정훈장 등 화려한 수상경력도 있다.
4회에 걸친 부산비엔날레 바다 미술제 전체 컨셉과 전시감독을 맡는 등 한국예술계의 거목이다. 올해 나이 80세였던 김 조각가는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아침 6시면 일어나 작업장에서 창작활동을 할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운명의 순간3(부분). 흙, 애나멜 페인트 82×123cm 2020년 작품.
▲운명의 순간5(부분). 흙, 애나멜 페인트 47.5×88cm 2021년 작품.
이번 전시는 그가 평생 추구해 온 철학인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인간의 관점도 자연의 관점도 아닌 작가의 눈으로 중립적 관점에 바라보고 표현한 작품들이다. 작가의 의도는 최대한 배제하고 물과 모래가 가지고 있는 질료의 본성을 그대로 활용하여 작품에 연결한다. 여기에 작가는 질료의 본성에 색을 넣음으로써 자연에 순리에 적응하는 인간의 모습을 나타내고자 한다.
80의 노구를 이끌고 작가는 매일 수행하듯 평생 해 오던 작업을 진행했다. 직접 각목을 잘라 캔버스를 만들고 모래와 물감을 섞는 실험을 통해 새로운 재료와 기법의 탐구에 매진했다. 병세가 악화되어 쓰러져 병원에 입원하기 전까지 그는 작업을 손에 놓지 않고 끝까지 이어갔다.
그것은 아마 그가 어렸을 적 조각가를 꿈꾸고 청년이 되어 조각가의 삶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실천의 행위였고 그리고 그가 항상 추구해온 인간의 자유와 인류의 평화를 향한 메시지를 세상에 전달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던 작가의 사명이었을 것이다.
조각가 김광우의 삶의 여정은 이제 마치게 되었지만, 그가 남긴 작품과 정신적 유산을 잘 보존하고 널리 알리는 시작점을 백영수 미술관에서 출발하는 뜻깊은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백영수미술관은 의정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20세기 한국미술사의 산 증인이자 한국 최초의 추상미술그룹인 신사실파 중 1인인 백영수 화백의 약 35년간의 프랑스 파리에서의 활발한 작업활동을 포함한 예술세계를 기념하는 사업을 전개해오고 있다.
전시는 7월 21일까지 이어지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 블로그를 참고하기 바란다.
백영수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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